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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이 되고 싶다 2019-01-25 13: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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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앞에 해 묵은 한 그루의 백목련 나무가 있습니다.
4월이 되면 해마다 뜰 앞에 가득 찬 하얀 목련꽃은 청초한 여인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꽃이 지기 시작하면 목련 나무 아래는 떨어진 꽃들로 추적추적해져서 미관마저 해치는 뒤끝이 안 좋은 꽃이 되고 맙니다. 그러기에 아침저녁으로 그 꽃의 잔해를 쓸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잠시 화려하게 피었다 사라지는 목련꽃을 보노라면 인생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 (人生如朝露)고 하는가 봅니다.


나는 안개꽃을 무척 좋아합니다. 왜 좋아하는지 나도 모르게 첫 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어느 날 이해인의 안개꽃이란 시를 읽으며 그 꽃을 좋아하는 이유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무릎을 탁 치고 맙니다.


그 후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 독자이신 이진경님의 글을 읽고 안개꽃을 더욱 미치도록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 있는가.

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습으로 “

 

퇴근길에 안개꽃 한 다발을 사서 서재 창가에 놓아두었습니다. 서재를 들락거리며 그 꽃을 보노라면 이해인의 시와 이진경님의 글이 내 가슴 속을 휘젓다 못해 부글거리면서 나를 반깁니다.

 

내게는 안개꽃보다 더 좋은 꽃은 없습니다.
하얀 안개꽃은 처음과 끝이 한 결 같이 곱습니다. 피었다가 지는 모습도 그 꽃 그대로입니다. 내 인생도 안개꽃 처럼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기를 기대 해 봅니다. 만남과 헤어짐도 안개꽃처럼, 그렇게 되기를…. 어느 날 안개꽃처럼 피어났다가 안개꽃처럼 떠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목련꽃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세월을 안개꽃처럼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내지 못했으니 자꾸만 뒤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 마음을 다독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내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삶의 그늘과 상처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남은 삶,  남을 위해 조용히 받쳐주며 자신의 목마름을 숨기고 인내 줄 아는 겸손한 삶이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서재 창가에 하얀 안개꽃을 자꾸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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