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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권세(?) 2019-03-08 09: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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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회 목회자로 살아가노라면 마음이 어려워질 때가 간혹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로하신 어른들이 많다보니 늘 반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어르신들과 더불어 살다보니 부임할 무렵만 해도 한 해, 한 해가 약해지시더니, 3-4년이 흐르자 한 달, 한 달의 시간에도 눈에 띄게 쇠약해지시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도 쉽지 않습니다.


부임하던 첫해,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며 교회에 출석한지 10년 이상 된 어르신들을 명예권사로 추대하는 임직식을 거행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눈빛과 온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여실히 느껴졌던 어르신들이 그 해 겨울철에 한분이 본향으로 가신 후부터 눈에 띄게 약해지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경, 노 권사님 한분이 수술을 받으신 후 한주 한주가 차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웬지 모르게 휑해져옵니다.


봄철 대심방을 앞둔 어느 날, 권사님께서 금번 심방은 받을 수도, 참여할 수도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슨 일이시냐? 했더니 자식들이 서울의 대학병원에 검사 예약을 해놓았기에 부득불 참석하지 못할거라 하십니다. 천생 여자라는 표현이 있듯이 팔순의 연세임에도 정갈하고 조용한 인품의 권사님은 아들 뻘인 제게 늘 힘과 아낌없는 격려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심방 기간이어서 병문안을 하지 못한 아쉬움과 송구함 때문에 전화를 드리자 걱정하지 말라며 오히려 위로하시는데,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기세가 예전같지 않음은 제 마음이 심란하기 때문이겠지요!


예정된 검사를 마친 후 퇴원하여 자택으로 오셨다는 소식에, 수요 기도회를 마친 후 예고없이 댁을 찾았습니다. 열흘 가까이 비어 있었던 썰렁한 기운에 심란하실 것 같아서, 잠깐이라도 목회자가 머물다 가면 기운을 내실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이셨지만, 평소 애창하시던 찬송을 부르고 기도해 드리자 눈에 띄게 밝아지시는 표정을 뵈며 목회자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없이 연약한 목사임에도, 찾아주는 것에 힘을 얻으시는 권사님의 모습을 뵈며 목사이기에 가질 수 있는 권세가 이런 것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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