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뉴스홈 > 커뮤니티 > 독자 Essay > 상세보기
실시간 키워드
프린트
제목
요양원에 계시는 어느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2019-06-28 08:27:44
작성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이00 할머니는 나이 80대 중반에 스위치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혈관성 치매로 4등급을 받으시고 1년 전에 입소하셨다. 평소 명랑하고 말씀을 잘 하시기도 하시지만 딱 한가지 문제가 주말만 되면 아침부터 옷을 갈아입으시고 아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 거라고 문 앞에서 식사도 거르시며 기다리셔서 요양보호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신단다. 끝내 주말이 다 지나가도록 아무도 안 오면 그렇게 심하게 낙담하시는 것을 보고 너무 딱해서 얼마 전에 사무실에서 보호자인 아들에게 연락해서 하루 외박을 하게 해 드렸다.


토요일에 나가셔서 잘 지내시고 일요일 저녁때 아들과 딸이 모친을 다시 모시고 요양원에 왔는데 이 모친이 갑자기 차 문을 붙잡고 ‘나 여기 안 들어갈래’ 하시며 버티시는 것이었다. 아들 딸 그리고 주말 당직서는 사무실 직원까지 합세해서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여서 결국 그 할머니는 다시 아들집으로 가셨다. 다음날 오전에 어제의 아들은 안 보이고 대신 며느리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혼자 차를 몰고 그 할머니를 모시고 요양원에 도착했다. 사무실 직원들은 어제 할머니가 그러셨는데 오늘은 어떻게 하시나 지켜보는데 며느리는 차 뒷문을 열고 할머니를 부축도 안하면서 팔짱을 끼고 ‘어머니 내리세요’ 하니 할머니는 ‘알았어’ 하시며 고분고분 내리시는 거다. 그 할머니가 아무래도 2층으로 올라가기가 싫으셨는지 ‘나 1층에 있는 화장실에 좀 들를께’ 하니 그 며느리님 왈 ‘안되세요, 그냥 2층에 올라가셔서 거기 화장실 쓰세요’ 하니 또 ‘그래 알았어’ 하시며 고분고분 엘리베이터쪽으로 가시는 것을 보고 사무실 직원들은 한마디씩 했다. 아무리 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셔도 누구에게는 떼를 써도 되고 누구에게는 그게 안 통한다는 사실을 잘 아시는 것 같다고....
 
김00 할아버지는 80대 초반, 10여 년 전에 부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그동안 아들 집에서 사셨는데 얼마 전까지 옆에 있는 주간보호센터를 다니시다가 최근에 아예 요양원에 입소 하셨다. 그런데 이분은 식사하시는 것도, 말씀 하시는 것도 워낙 정상인처럼 잘 하셔서 어떻게 4등급 치매 환자로 등급을 받으셨는지 매우 수상하단다. 요양보호사들이 수군대는 얘기로 원래 김 할아버지는 그 부근에서 논과 밭 부동산을 엄청 많이 갖고 계셨던 알부자였었는데 하나 있는 아들이 사업 한다고 알음알음 팔아먹더니 그 많던 논밭 다 날리고 기어이 살고 있는 집까지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새로 이사 가는 집에는 할아버지가 지낼 방이 없다고 아들이 할아버지더러 요양원으로 입소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이 할아버지가 ‘그래 내가 갈게’ 하시며 들어오신 거란다. 입소하시던 날 아들이 할아버지 짐 보따리도 갖고 와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에 할아버지 침대 옆에서 쭈뼛거리고 있으니 할아버지 말씀이 “빨리 안가고 뭐하냐, 나 잘 지낼테니 앞으로 안와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요양보호사들끼리 저 할아버지는 아무래도 아들을 위해 치매 검사 할 때도 일부러 환자인 척 쇼를 하셨고 실제로는 정신이 멀쩡하신 것 같다고 수군거렸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요즘 뵙기 힘든 아주 좋으신 아버지이심에 틀림없겠다.
 
주님, 한가지 바라옵기는 언제 저를 부르실지 모르나 그때 추하고 험한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없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간구하옵니다. 아멘.

 

 

 

 

 

패스워드 패스워드를 입력하세요.
도배방지키
 43404571   보이는 도배방지키를 입력하세요.
추천 소스보기 답변 수정 삭제 목록
이전글 : 나의 갈 길 다가도록 16 - 부산에서의 피난생활 ② (2019-06-28 08:26:15)
다음글 : iPad가 자녀의 뇌를 망가뜨린다 7 (2019-06-28 09: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