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뉴스홈 > 커뮤니티 > 독자 Essay > 상세보기
실시간 키워드
프린트
제목
우리 교회 C집사 2019-12-13 08:54:56
작성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C집사는 나보다 11년 후배로 우리 교회 창립 멤버이면서 정말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친구이다. 다만 고집이 있어서 부인하고 화해해야 할 때 고집 부리다가 ‘당신 같은 사람하고는 도저히 같은 호적에 못 있겠다’고 선언한 부인에게 이혼당하고 지금 나처럼 혼자 살고 있다.


원래는 무역회사를 했는데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된 현실에서 다들 메이커와 바이어 사이에 직접 사고팔고 하지 누가 예전처럼 중간에 누굴 끼워지고 수수료 줘가며 사겠는가? 당연히 사업은 엉망이고 제일 싸게 얻은 원룸 임대료도 못 내서 조만간 고시원으로 갈 판이다.


그럼에도 C집사는 교회에서 (1차로 5년간 봉사를 했는데 후임 봉사자가 장기간 구해지지 않자 교구 목사가 신신당부를 해서 2차로 2년째) 00팀장으로 봉사를 하고 교회 갈 때는 항상 깔끔한 정장을 입고 가니 C집사가 그렇게 어려운 형편에 있는지는 교구목사 포함 교회 내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 교회에서는 한 달에 한번 씩 이웃돕기 행사를 하며 걷는 품목 중에 쌀도 걷는데 거의 한번에 200-300키로가 걷힌다. 그걸 교회 부근 어려운 가정들에게 돌린다. 그런데 교회가 위치한 동네가 이미 부자 동네인데 어떤 가정들이 받는지 궁금하긴 하다.


달포 전 우연히 쌀 10킬로가 생겨서 C 집사에게 농담조로 “쌀이 생겼는데 가져다가 먹을래”라고 물으니 “아이고 마침 쌀이 떨어졌는데 주님께서 아시고 나를 통해 쌀을 보내 주시네요”라며 주저함 없이 가져가는 것을 보니 어렵긴 어렵나보다 했다.


등잔 불밑이 어둡다고 교회에서 교회 바깥에 있는 이웃 돕기는 열심히 하면서 정작 어려운 자기네 교우들을 위해서는 왜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 것인지?


한국교회 교인들은 언제부터 교회에서 교우들 간에 어려운 얘기를 하면 그렇게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되었을까?


왜 교회는 굶고 가도 이빨을 쑤시며 가야 하는 곳이 되었나? 예전 실업자 모임을 주도 할 때도 그랬지만 그런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


일상적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어려운 사정 얘기는 잘 안한다. 아무리 내 사정이 어려워도 가깝지 않은 사람이 안부를 물으면 ‘그냥 저냥 그렇게 보내요’라고 건성 대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친한 사람 사이에는 자기의 어려운 얘기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얘기를 내게 하느냐를 보고 나를 친하게 보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걸 보면 교회 내 교우 들간의 교제(코이노이아)는 친하지 않은 사람들 간의 교제인가 말이다.


혹시나 기복신앙이나 재물 만능 주의가 이미 교회 깊이 들어와서 나의 가난함을 교우들에게 보이는 것은 내가 하나님의 복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건가?


C집사의 사정을 교회 내 아는 장로님에게 얘기하니 놀라며 진짜 C집사가 그렇게 어렵냐며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더니 당장 다음 달부터 다달이 쌀을 주겠다고 하는데 이제는 이 쌀을 또 어떻게 C집사에게 전달 하느냐가 또 걱정이다. 교회에서 도와주는 것임을 당사자가 알면 펄펄 뛸 텐데...(어쩌면 화를 낼지도 모를 일)..


그렇다고 다달이 주님의 기도에 응답한 것처럼 하기도 그렇고...

 

 

 

 

 

패스워드 패스워드를 입력하세요.
도배방지키
 28336934   보이는 도배방지키를 입력하세요.
추천 소스보기 답변 수정 삭제 목록
이전글 : 그날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 (2019-12-13 08:50:31)
다음글 : 한번 과부나 두번 과부나 (2019-12-13 08: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