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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퇴 식 2020-11-15 13: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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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와 조카들을 만난다는 설레이는 마음 한켠으로 
슬픔 같은 것이 창호지를 비취는 가을 빛 처럼 
여릿하게 마음에 가라앉아 아틀란타로 향하는 마음은 
착찹하다 못해 무겁기까지 했다.
아침 안개와 같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짧은 것이 인생이라지만 
때론 그 순간의 삶들이 영원할 것 같은 착각을 하며 
살아온 길에서 큰 매듭을 짓는 오라버니의 모습이 
응어리진 한 처럼 저 깊은 내면에서 올라온다.
더 이상 마를 것이 없을 정도의 야윈 몸하며 
백발이 성성한 머리는 이제 그마저 지쳤는지 
검은 머리가 흰 머리 속에서 잡초처럼 올라와 
회춘한다면서 놀리기는 했지만 야속한 세월에 가슴이 아린다.

은퇴 예배, 35년 세월의 끝을 알리는 시간이다.
미국 목사님의 설교 속에서
오라버니의 목회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졌다.
설교를 하고 심방을 하고, 양들을 돌보고 전도를 하고
교회를 건축하는 오라버니의 업적이라면 우습지만 
업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양무리 속에서 드러나는 오라버니의 성품과 
그리스도를 본받아 드러나는 향기를 말씀하셨다.
그 모습은 마치 예수님이 제자들과 길 잃은 양들을
측은히 여기며 돌보는 예수님을 닮은 모습이었다고 
오라버니를 추억하셨다.

아... 오라버니는 아무리 어리고 작은 사람일지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발 씻기는 겸손으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으로 섬기더니 
그리스도인으로 가장 아름다운 평가를 들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 들어야 할 성품이지만 
어느 누가 주님과의 깊은 교제와 인고의 세월없이 
들을 수 있는 칭찬일까?
그 온유함과 겸손함 그리고
오래 참음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들으면서 울었다.
조개가 자기 몸에 들어오는 불순물들을 몸 속에 담아가며 
고통으로 얻어지는 빛나는 진주와도 같이 
오라버니의 감추인 아픔을 알기에 마음이 아파 울었다.

사람들은 축하한다고 또는 수고하셨다고 하며 인사를 건네지만 
그 어떤 말도 오라버니에게 맞는 말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처럼 어색하고 불편하게 들렸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손을 잡고 눈물 맺힌 눈망울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마지막은 기쁨보단 슬픔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마지막 잔치도 벌써 과거의 일이 되었다.
행여나 그 긴 세월의 흔적을 못지워 먹먹해지는 
가슴의 통증을 느낄 오라버니 생각에 나도 한숨을 짓는다.

끝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을까!
시작을 한다는 것은 반드시 끝이 온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다.
그 유한한 인생길에서 작은 예수의 모습을 지닌 자는
어느 진주보다도 귀하고
어느 꽃 보다도 아름답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의 오라버니는 그렇게 35년 긴 세월을 작은 예수로 살았기에
은퇴식은 진주보다 더 귀하고 영롱하게 빛났다.

 

박성순 권사

뉴저지 거주 수필가로 활동
컬럼버스 반석장로교회 박성만 목사 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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