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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일목사 | 사건 중심 구약성서 해설 (50) 2019-03-08 09: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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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전력투구하는 야곱의 일생: (2) 형의 축복을 가로챈 사건 (a) (창 27:1-46)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지혜(꾀)가 많아서 노벨상 수상자(600여명)의 25%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상술이 뛰어나 돈과 은행을 독점하고 있는 민족으로 알려진 유대인들(Jews)에게, 그들의 조상은 누구이며 그들의 유별난 기질과 성품 곧 민족적 정체성(Identity)이 무엇인지 설명해보라 할 때, 유대인(랍비)들의 입에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대답이 있다: “우리는 야곱(이스라엘)의 후손이며, 야곱(이스라엘)을 닮은 사람들이다”. 유대인들의 이와 같은 민족적 정체성을 가장 구체적으로 대변해 주는 사건이 본문(창27:1-46)에 나와 있는데, 이 사건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형 에서가 아버지(이삭)에게 받게 되어있는 마지막(유언적) 축복을 동생인 야곱이 꾀를 부려 가로챈 사건이었다.


참고로, 그가 어렸을 때 불리우던 ‘야곱’이라는 이름은 중년 이후부터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고(창32:28), ‘이스라엘’이라는 개인적 이름은 주전 1300년 경에 발생한 출애굽 사건과 시내산 언약/계약 사건을 계기로 하여 나라 이름, 곧 국호로 채용된다. 이후 통일왕국 시대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이라는 국호는 분열왕국 시대(922 B.C.)에 이르러 (야곱의 열 두 아들 가운데 네 번째인 ‘유다’ 지파를 중심으로 세워지는) 남왕국 ‘유다’와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인 요셉/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 세워진) 북왕국 ‘이스라엘’로 불리우다가, 북왕국은 앗시리아에게 패망하여 사라지게 되고(722 B.C.), 바벨론에게 패전한 남왕국 유다의 지도층은 포로로 잡혀갔다가(587 B.C.) 페르샤(바사)의 고레스 황제의 칙령(538 B.C.)에 의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고 포로 이전의 국호인 ‘유다’라는 칭호를 그대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오늘날까지 ‘유대인/유다인’이라 불리우게 된다. 헬라와 로마 제국 시대에 전 세계로 흩어졌던 유대인들이 2천여 년 동안의 나그네 시대를 마감하고 팔레스틴으로 돌아와 나라를 회복하였을 때(1948 A.D.) 그들은 ‘유다’라는 국호보다는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을 채택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야곱’(Jacob) (히브리어로 ‘야아코브’)이라는 이름은 본래 히브리어 ‘아카브’(발꿈치를 잡다, 가로채다, 사기치다)라는 동사에서 기원한 단어로서, 문자적으로 “가로채는 자”(Supplanter) 또는 ‘사기꾼’을 의미한다는 사실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가운데서 야곱은 그의 아버지와 형을 속여, 임종 직전에 장자에게 주게 되어있는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채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장자’(브코라/Bekorah)이라는 말과 ‘축복’(바라카/Barakah)이라는 언어의 유희(Word-play)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은 유대인들이 기억하기 좋게 되어있고, 또한 스릴과 서스펜스와 유머가 넘치는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표현되는 언어의 유희는 축복을 탈취당한 에서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에서가 이르되 ‘그의 이름을 야곱(야아코브)이라 함이 합당하지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아카브)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브코라)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브라카)을 빼앗았나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브라카)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창27:36).


이 사건이 보여주는 드라마는 3막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1장) 에서를 불러 그를 축복하기 위하여 사냥한 짐승의 요리를 부탁하는 이삭, (1막/2장) 둘째 아들(야곱)에게 부친의 축복을 대신 받도록 계교를 꾸미는 모친 리브가와 주저하는 야곱, (2막/1장) 에서의 모습으로 위장한 야곱이 별미를 들고 부친의 침실에 들어가 축복을 받는데 성공하는 장면, (2막/2장)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와 별미를 만들어 부친을 알현했으나 축복을 거부당하자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 (3막/1장) 형제간의 불상사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야곱을 하란의 외삼촌(라반) 집으로 피신케하기 위해 리브가가 남편 이삭을 설득하여 허락을 받는 장면이 드라마에 담겨있는 유머는 특히 2막 1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즉 노령의 나이에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하는 부친을 속이기 위하여 본래 매끈매끈한 피부를 가진 야곱이 팔뚝에 털이 두툼한 에서(Esau)-히브리어 ‘에사브’는 ‘털이 많은 사람’을 뜻함-의 모습으로 위장하기 위하여 염소의 털 가죽을 팔에 두르고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장면도 그렇고, 본래는 가느다란 여성적 음성을 가진 야곱이 우렁찬 남성의 음성을 가진 에서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자신이 야곱이 아니라 에서라고 거짓말 하는 장면도 참 우스꽝스럽다. 음성과 체취를 통하여 이 아들은 작은 아들 야곱임이 분명하므로, 그를 가까이 오게 하여 그의 체취를 코로 확인하고 팔뚝을 만져보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아버지 이삭은 결국 야곱이 들고 온 별미를 먹은 다음 장자에게 돌아갈 모든 축복을 야곱에게 허락한다.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창27:22).


우리는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네 사람의 잘잘못을 말하기에 앞서서, 야곱의 모친 리브가가 어떤 동기에서 이와 같은 엄청난 사기극(詐欺劇)을 감행하게 되는지, 이와 같은 모친의 위험천만한 모험적 범죄(?)에 아들 야곱이 공범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앞의 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리브가는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하나님께서 야곱을 사랑하시고 장자로 선택하셨음(창25:23)을 확신하고 있었고, 이 일로 인하여 자신에게 어떤 저주(창27:13)가 임할지라도 이 비윤리적인(?) 작전을 감행하려는 의지와 결단을 보여준다. 실제로 리브가는 에서의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야곱을 하란에 피신시키려 했지만 그후 죽기까지 그 사랑하는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잃어버리는(창27:45) 벌을 받게 된다. 야곱 또한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일생동안, 외삼촌에게 사기를 당하고 열 아들들에게 속게 됨으로써, 수많은 환난과 고통을 자초하게 되며, 그의 말대로, 험악한(창47:9) 인생 길을 걸어가게 된다.

 


장영일목사

구약학 Ph. D.
성령사관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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