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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진섭교수 | 한국 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루터 사상의 몇 가지 특징들 13 2019-07-05 07: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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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루터는 정원으로 나가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이 말은 루터 사후 2세기 지나 등장한 것이지만 그의 신학에 부합한다. 이 이야기의 요점은, 하나님의 나라가 오고 있으므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기도, 경건, 회개, 종교적 헌신의 행위를 해봐야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그 대신 우리는 정원으로 되돌려 보내진다. 그리하여 주님이 나타나실 때 우리는 하나님이 의도하신 것 곧 창조를 돌보는 모습으로 발견되어야 한다.


우리는 소명 안에서 구체적으로 이웃을 섬긴다. 콜덴(M. Kolden)은 “이웃사랑의 필요성은 루터의 발견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새로운 것은, 우리가 우리의 소명 안에서 소명을 통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장소는 우리가 현재 있는 “바로 그 곳”이다. 스스로 소명을 찾으려는 태도는 자신의 의를 성취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소명에 순종하는 것이 그 분을 기쁘시게 한다. 루터는 모든 사람이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당신은 항상 어떤 위치나 신분에 있었다. 즉, 당신은 항상 남편이거나 아내이거나 아들이거나 딸이거나 종이었다… 만일 당신이 남편이라면, 당신의 아내, 자녀들, 종들, 재산을 돌보면서 이들이 모두 하나님께 순종적이 되게 하고 당신이 이들 어느 누구에게도 해가 안 되도록 하기 위해 할 일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만일 머리가 다섯 개이고 손이 열개라도 당신의 임무 수행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은 감히 순례의 길을 떠난다든가 또는 어떤 거룩한 종류의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루터에게 묻는다면 “가까이 있는 일을 하시오”라는 대답을 들을 것이다. ‘중요한’ 일들이나 스스로-선택한 비범한 임무들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눈에 띄지 않은 일들이다. 이것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방법이다. 소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녹아서 짜게 한다. 소명은 직업만 말하지 않고 우리의 모든 다양한 역할들과 책임들(돈을 받던 받지 않던)에 적용된다. 사람은 어느 한 시점에서 많은 소명을 갖고 있다 -- 자녀, 배우자, 부모, 학생, 고용주, 고용인, 시민, 공동체의 일원 등. 각 소명이 다르지만 덜 중요하다고 업신여길 것도 아니고 더 중요하다고 높이 볼 것도 아니다. 이웃을 섬기는 소명 안에서 사람이 자신의 의무를 신실하게 행한다면 이는 바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경제, 교육, 건강, 정치, 정의, 인권, 디아코니아 등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섬기는 주요한 방법들이다.


신자건 불신자건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다양한 신분(Stand)속에 있다. 그러나 오직 신자만 소명을 갖고 있다. 그는 복음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알고 매일 매일의 삶의 요구들을 소명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소명이 없으면 값싼 은혜가 된다. 소명 없는 믿음은 단순한 신념이다. 믿음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여 이웃의 선을 추구하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소명에 대한 가르침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을 오직 종교와 영적 삶에만 관련되신 분으로 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야한다. <계속>

 


엄진섭 박사
(전 루터대 교수,
현 한국루터 연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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