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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도목사 | 충.조.평.판.(忠.助.平.判) 2020-01-11 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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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제가 다른 교회에서 요셉 프로젝트를 인도한 적이 있습니다. 상담을 컨셉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경험하는 교회여서 재미있게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항상 앞에 앉아서 뚫어지게 집중했던 분이 한 분 있습니다. 6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성분이셨는데, 집사님이라고 했습니다. 약간 독특한 느낌이 있는 분이셔서 눈에 자꾸 들어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세미나를 마치고 다과를 나누면서 친교를 할 때였습니다. 그 분이 제게로 다가왔습니다. 악수를 하고.... 세미나가 참 좋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당연히 감사했고, 격려도 됐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제가 꼭 충고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요...”라고 대뜸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은 약 30년 미용사 생활을 했다고 했습니다. 한눈에 보면 척 저 사람이 어떤 스타일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고 했습니다. 먼저 제 머리 스타일을 지적하셨습니다. 한마디로 개념 없고 촌스럽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특히 자신이 꼭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요셉이고 프로젝트고 뭐고 간에 3일 동안 그게 신경이 쓰여서 집중을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바로 안경이었습니다. 그분은 제게 노안이 왔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좀 비싸고 좋은 안경을 쓰라고 했습니다. 알겠다고 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눈이 크고 눈썹이 진한 편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안경을 쓰니까 눈과 눈썹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여서 너무 속상했어요.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안경을 좀 얇고 가벼운 걸로 써봐요. 훨씬 보기 좋을 거예요.” 그 집사님은 이 따뜻한(?) 충고를 하시고 표표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이후에 저는 자꾸 제 눈썹과 안경을 보게 됩니다. 붙어있나....? 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그 교회에서 2박 3일 5번의 강의를 정말 열심히 했고, 많은 성도들이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교회를 생각하면... 교회의 이름보다 그 집사님 얼굴이 먼저 생각납니다. 그 집사님을 떠올릴 때마다 안경을 만져보게 됩니다.
한 심리학자이자 상담자가 나이 40이 되어서야 비로소 단단한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 동안 마음에 꽁꽁 숨겼던 말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격한 어머니 앞에서 늘 주눅이 들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지 않기 위해서 쏟은 노력과 시간이 엄청났습니다. 물론 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인 줄 알고 있었고, 그 사랑 덕분에 자신이 성과있는 삶을 산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이가 든 후에도 어머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오늘 딱 하루만, 내 말 끊지 말고 들어줘. 내가 이렇게 두 손 모아 빌께.” 
그리고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마음에 쌓여있던 말을 털어놨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엄마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는지, 야단을 맞을 때... 엄마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때... 엄마가 나를 만족하지 못할 때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그 무거움과 두려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딸은 어머니에게 비난이 아닌 간곡한 부탁을 했습니다.
“엄마, 이제 달라지고 싶어. 우리 이제 서로 상처 주지 말고 사랑만 하며 살자.”
 어머니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딸 자식, 애써 키워놨더니 아무 소용없다!”면서 너무 섭섭해하셨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3일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의 불안했던 삶과 힘들고 외로웠던 마음을 딸에게 털어놨습니다. 왜 자신이 그렇게 어머니 당신에게 뿐만 아니라 딸에게까지 엄격하고 날카로울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했습니다. 그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처음으로 사람 대 사람, 여성 대 여성으로 어머니를 대하면서 함께 펑펑 울었다고 했습니다.
 
이 심리학자가 쓴 책이 ‘당신이 옳다’입니다. 이 책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은 서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는 일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내가 가진 ‘옳은 생각’과 자신이 인정하는 ‘그에 대한 사랑’으로 충고하고 조언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이 옳고, 나는 백번 생각해도 다른 사람에 대한 선한 의도로 말을 하는데.... 실은 그 말이 칼이 되고 송곳이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때가 많습니다. 충조평판.... 자기의(自己義)와 자기애(自己愛)의 결과물이 아닌지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다른 사람을 내 생각으로 고치는 일이 아니라 품고 사랑하고 섬기는 일입니다.
 

이응도 목사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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