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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장로 | 낙법과 비법 2020-03-21 05: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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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닐 때 체육시간에 유도를 좀 배웠다. 마침 체육선생님이 유도선생님이라 학교에는 유도실이 있었고 모든 학생들은 반드시 유도를 배워야 했다.
그때 선생님 성함이 신술이 선생님.
우린 별명으로 심술이 샘이라 불렀다.
유도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건 낙법이었다.
떨어지는 법.

상대방에게 걸려 떨어질 때 손과 발을 이용해 최대한 머리나 가슴 등의 중요부위를 다치지 않게 안전하게 떨어지는 법을 낙법이라 한다.
그때 처음 몇시간 동안 계속 낙법만 배웠다.
이리저리 떨어지는 법, 좌로 낙법, 우로 낙법, 공중에서 회전하며 떨어지는 낙법..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낙법 배우길 참 잘했다 싶다.
안 배웠더라면 평생 유도관 근처도 못 가봤을 거란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떨어지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처럼, 높이 올라갈수록 더 심하게 떨어진다.
떨어지는 충격에 견디다 못해 죽기도 한다.
낙법을 익히지 못하면 떨어질 때 크게 다친다.
공중 높이 올라갈 때는 아무도 떨어질 거라곤 생각을 못한다. 아니, 남들은 다 떨어져도 자기는 절대 안 떨어질거라고 믿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세인들은 적어도 나보다는 다 똑똑하다.
떨어지는 사람들도 유별나서 떨어지는 게 아니며 누구든 어디서든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뚝뚝 떨어지는 님들을 보면서 낙법을 생각한다.
 
떨어질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일생의 쌓아온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다 허물어질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평소에 낙법을 훈련해야 한다.
떨어지는 연습, 떨어지는 훈련, 쪽팔리는 훈련, 쪽팔리는 연습, 쪽팔리고도 살아남는 연습, 비우는 연습과 훈련.
하지만, 세상은 비법만 가르쳐준다.
나는 법, 하늘 높이 나는 법, 공중 높이 비상(飛上)하여 빙빙 돌면서 비상(飛翔)하는 법만을 배워준다. 그러다가 갑자기 떨어질 때, 추락할 때 손발을 펴서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는 낙법따위는 아예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높이 비상한 사람들이 추락할 때는 어떻게 낙법을 써서 안전하게 착지해야할 지 아는 사람이 없다.
몰라서 다친다.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저마다 다 자기 식으로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낙법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내려놓는 법, 스스로 물러나는 법, 마음 비우는 법, 사람들에게 쪽팔리고 우사를 당해도 견뎌내는 법..
그러고도 살아남는 법 말이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생각도 안했던 경우의 수들이 팩토리알처럼 많더라.
평소 낙법을 익혀놓지 않았다면
나 또한 벌써 여러 번 머리도 다치고 가슴과 심장, 폐와 복부도 다 망가졌을 게다.
어쩌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도 떨어져봐서, 망가져봐서..
그래서 이제 좀 이해한다.
떨어지는 사람들, 떨어지며 다치는 사람들,
떨어지다가 죽는 사람들..
그들의 고통, 마음고통과 아픔,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 생각이 안나는 그런 처절한 심정을 좀 안다.
살면 살수록 배워야 한다, 낙법을.
낙법 또한 비법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
낙법은 생명과 상관이 있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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