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도움을 주었던 K 장학생이 어느덧 공무원이 되었고 결혼식이 있다는 연락을 주었습니다. 늘 전교 1등을 하였던 우등생이었습니다. 복음에도 마음을 열었지만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도움을 받는다고 믿어줄 수는 있었으나 도움이 끝나면 떠나버리기에 그의 마음속에 남겨진 복음이 주님의 강권적이 부르심으로 이어지는 영적진동이 있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T사역은 여전히 기다림을 요구합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지만 그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반응하기까지 기다리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자신은 믿을 수 없지만 자신의 아이들이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예수님을 믿겠다고 한다면 자식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믿을 수 밖에 없다는 어느 장학생의 고백은 나로 하여금 계속하여 그 땅을 향하여 올라갈 이유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래서 1000키로 넘는 길을 달려갔습니다. 그들과 우연처럼 시작된 만남이지만 그들이 필연처럼 나를 받아들이며, 언젠가 절대자의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힘들고 어려운 터널 끝에서라도 그들에게 전한 복음이 그들을 빛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기적 같은 날들이 있어주기를 소망하며 이틀을 달려 그의 결혼식에 참여하여 축복해 주었습니다. 산사태로 생겨난 자연호수를 폭파하면서 발생한 홍수로 인하여 마을로 통하는 대부분의 다리는 무너지고, 유일하게 연결된 옛 길로 돌아서 와야 하는 고생스러움도 마다않고 먼 길 달려와 준 것에 감사해합니다.

지금은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같은 언어학원에서 비자를 해결하던 선교사들 가운데 12가정이 비자발적 출국을 당하였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종교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불안한 마음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그들이나 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말씀이기에 멈출 수가 없습니다. 매주 함께 말씀을 공부하는 롱형제는 더욱 적극적으로 말씀공부를 사모합니다. 4기 T선교사 훈련을 받고 있는 W형제 가정은 지금껏 그를 멘토하고 훈련하였던 선교사님이 나가게 된 상황에 조금은 흔들리고 있기에 기도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한주간의 기도하던 그는 선교사님에 의하여 T선교에 헌신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자신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으로 받아들이며 계속하여 선교훈련을 받겠다고 합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잠시 멈추며 숨고 싶었지만 주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으로 그들과 함께하라고 하십니다.

공안국으로 부르기 전에 먼저 전화를 한다고 하기에 낯선 번호의 전화에 긴장합니다. 새벽에 집으로 방문하였다고 하기에 혹이라도 새벽에 찾아올까봐 잠을 뒤척입니다. 택배 배달 초인종 소리에 긴장하고, 잘못 두드린 문 소리에 놀랍니다. 오늘도 누군가가 불려갔다는 소식과 또 누군가가 나감을 당했다는 소식에 놀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되어주는 그들과 더불어 불안 속에 누리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더욱 부르심의 본질과 말씀만 붙잡고 그들과 함께 가야할 더욱 깊어져가는 터널 속 동행에 순종합니다. 광풍처럼 지나간 2주간의 충격은 남아있는 자에게는 무거운 심리적 공포감으로 짓눌려옵니다. 그저 주님의 은혜와 평안만을 구합니다.

아직도 나로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되어준 그들.., 그들이 여기에 있기에 아직 여기에 남아있습니다. J형제가 여전히 T땅, 엘림객잔을 지키고 있음과 막내 교육문제로 흩어졌던 그의 가족들이 다시금 돌아온다 함이 감사함입니다. 핍박 속에서도 J형제의 S교회가 말씀 가운데 지켜짐이 감사함이고, J형제가 함께 공부한 말씀으로 고난 속에 있는 A국 교회를 섬기고 있음이 감사함입니다. 국기를 걸어야 하고, 국가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밀려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으로 그들의 교회를 지켜가겠다는 에스라 사명단의 동역자들이 오히려 삶이 있는 말씀으로 힘내어 살아내며 사역하고 있음이 감사함이요, 그들에게 힘내라고 소한마리의 동역이 있음이 감사함입니다. L형제가 여전히 함께 예배하며 성숙해 가는 믿음의 아름다운 가정을 세워감이 감사함이요, T 장학생 J가 흔들리지 않은 예수의 사람으로 성장해 감이 감사함입니다. J와 더불어 아직도 돌아보아야 할 6명의 T 장학생들을 허락하심이 감사함이요, 지난 10년동안 돌아보게 한 T 고아 S가 K으로 내려와 복음의 빛에 비춰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심이 감사함입니다. 우진 형제를 통하여 T 땅 안에 가정모임을 시작하게 함이 감사함이요, T선교사 훈련을 마치고 T 땅 안에 잘 정착해 가고 있는 아덩 형제의 악기점과 시형제 가정의 식당을 통하여 일하실 주님을 기대할 수 있음이 감사함입니다. <계속>

2018년 12월 18일, S 선교사 가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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