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강제출국의 폭풍이 막 지나가려던 끝마무리에 B성의 J형제 부부가 동역자 부부와 함께 말씀을 배우겠다면서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2년 전 사드문제로 동북의 선교사들이 한창 내보냄을 당할 때 그곳에 있는 J형제가 속한 교단의 지도자들을 훈련하기 위하여 갔었던 일들 속에 간섭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알려줍니다. 경찰이 어찌 알고 제가 내릴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안 그들이 나를 목적지에 도착하기 두 번째 전역에서 내리게 하였고, 계획되어진 곳이 아닌 그들이 급하게 준비한 안전한 곳에서 며칠간 지도자 훈련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날 내가 강의하기로 한 장소에서 J형제가 대신하여 강의하게 되었는데 경찰이 들이닥쳐서는 한국에서 온 강사를 찾았다고 전합니다. 만약 그때 경찰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목적지 역에 도착하였다면 저는 이미 그때 내보냄을 당하였을 것입니다. 제가 학생비자를 받고 있는 언어학원에서 12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비자가 취소되고 내보냄을 당하였는데도,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모든 한국 선교사들이 내보냄을 당하였는데도, 10년 이상된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내보냄을 당하였는데도, 학생비자로만 15년이 지나가고 있고, 아직도 지나온 시간처럼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일상의 사역들 속에서도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게 하시며 동일한 순종으로 지나가게 하심이 은혜입니다.

지난해 말 폭풍 속에서도 P국 선교사 훈련원 사역을 은혜 가운데 보호하셨고, 에스라 사명단의 말씀 사역도 은혜가운데 보호하셨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L형제와의 말씀 나눔 사역, 믿음의 공동체 식구들과의 예배, OOO 가정과 P마을의 장학생들 심방 사역, K마을에서의 단기 헌신자들과의 신앙캠프 사역, 은혜가운데 마친 한주간의 말씀 세미나, 그리고 6개월 과정의 10여명의 K족 지도자들을 위한 사역자 훈련을 시작할 수 있음도 은혜입니다.

이 땅에서 계속하여 선교하기를 원한다면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잠시 이곳을 떠나 상황이 좋을 때 다시 들어가라는 권유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곳이 아닌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하라고 합니다. 나는 A국 선교사이고, 선교하기 위하여 이 땅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기에 나를 통하여 이어지기를 바라는 A국 선교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선교사가 더 이상 선교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선교하기를 멈춘다면, 이 땅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선교가 아닌 다른 것이라면, 나는 더 이상 이 땅에 머물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더 이상 선교할 수 없거나 선교하지 않는 그때가 이 땅을 떠나야 할 때입니다. 나의 부르심은 선교입니다. 그러기에 나를 통하여 이어가고자 하시는 그 선교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비자발적으로 많은 A국 선교사들이 나갔고, 자발적으로도 나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제는 더 이상 A국 선교는 필요 없으며, A국 선교는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A국에 선교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선교단체와 교단들이 늘어나더니 A국으로 들어오는 선교사들은 적어졌고, 점점 나가게 되는 선교사들이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A국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섣부른 선언이 A국 선교의 문을 닫아가게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코 A국 선교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A국 선교는 끝났을지 몰라도, 하나님이 꿈꾸는 하나님의 A국 선교는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A국 선교 상황은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A국 선교를 요구하는 A국 선교의 변곡점 구간일 것입니다. 어쩌면 A국 선교는 지금 구약의 중간시대가 끝나고 다시 보내겠다고 하신 엘리야를 기다리는 이스라엘처럼 A국 선교의 새로운 세대를 기다리는 변곡점, 중세의 암흑기가 끝나고 말씀이 열어가는 종교개혁의 새 아침처럼 新 A국 선교를 감당할 새로운 A국 선교사를 기다리는 변곡점 구간일 것입니다. 이 땅에 남아있는 어느 선교사님은 그렇게 말합니다.


“지금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멈추거나 숨거나 도망가던지, 아니면 가던 길을 더 힘 있게 계속 가다가 순교하던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동역자들에게 흩어진 곳에서 교회를 세워가자고 합니다. 자신의 집에서 교회를 시작하라고 도전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를 개척해야 할 최적의 기회라고 도전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말씀이라고 하기에 그와 함께 그들을 말씀으로 훈련하는 일에 이 한 주간도 동역합니다. 지금이야 말로 진짜 A국 선교가 시작되어야 할 기회입니다.

매주 말씀으로 세워가는 L형제와 더불어 느헤미야를 묵상하고 나누며 격려하고 도전합니다. 지금 이 땅과 그의 민족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에스라와 같은 말씀의 사람,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L형제로 하여금 자신이 바로 그 한 사람, 말씀과 기도로 이 땅과 그의 민족을 다시금 일으켜 세울 그 한 사람이기를 소망하게 하심이 감사함입니다.

지난해 말, 많은 선교사들이 내보냄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을 계속하여 훈련시켜 달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춤없이 진행되어야 할 부르심의 길을 도전하였던 4기 P국 선교사 훈련생 가정이 돌아갔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4가정이 멈춘 4기 훈련을 다시 이어가게 하심이 은혜입니다. 해발 4,000미터의 P국 도시에서 사역하는 Q형제와 함께 그 척박한 곳에서 들어가겠다는 자매가 없기에 평생 홀로 살더라도 그 땅을 떠날 수 없다던 그를 위하여 B국에서 사역하던 같은 L족 자매를 평생 동역자로 보내주심도 은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춤 없이 이어가게 하시는 P국 선교가 은혜입니다.

첫째 은혜가 직장생활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배워가며 더불어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도 충성스럽게 섬김의 삶을 이어갈 수 있음과 둘째 지용이가 누나와 더불어 함께 자취하며 신앙 생활과 대학 생활에 은혜를 누리다가 4월 15일에 군대에 입대할 수 있게 하심이 감사입니다. 흉흉한 소문 속에서 남아있는 자의 긴장이 이어지는 이 땅에서 막내와 아내와 저는 주님의 은혜 속에서 평안을 잃어버리지 않음이 감사입니다. 늘 기도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살아계신 주님을 매일의 삶 속에서 경험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여전히 긴장되는 이곳의 상황 속에서도 멈춤 없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선교를 누리며 주님의 뜻을 이루는 부르심의 길이 지속되도록, 주께서 붙잡게 하신 한 영혼, 수많은 복음의 일꾼들을 통하여 말씀으로 세워가는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은혜를 누리도록, 예수님을 믿는 P국 대학생 OOO이 더욱 믿음으로 살기를, 여전히 돌아보아야 할 P국 장학생들과 S종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기를, M족 동역자 R형제를 통하여 세워가는 M족 장학생들, L형제와 더불어 세워가는 K족 장학생들이 그들의 민족을 주님께로 인도할 복음의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들어오는 길이 늘 어려운 매일성경이 들어올 길을 열어주시기를, 티벳 땅에서 부르심의 길을 가고 있는 Q형제와 S형제 가정, 그리고 잠시 멈춘 4기를 이어갈 P국 선교사 훈련생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세요! 그 기도가 아직도 저로 이곳에 머물러 있게 하는 이유가 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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