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신성모독'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은 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리던 파키스탄 여성 기독교인 아시아 비비가 캐나다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CNN방송이 8일 보도했다. 비비의 변호사 사이프 울 마루크는 비비가 최근 캐나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로 다섯 아이를 둔 비비는 이웃 주민과 언쟁하던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2010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0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 판결에 격분한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대규모 항의시위에 나섰고 일부는 비비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특히 이슬람 보수주의 정당인 TLP는 판결을 내린 대법관은 죽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등 거칠게 반발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재심 청원에서도 기존 무죄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비비 측은 극비리에 망명을 추진했다.


비비의 자녀 5명은 앞서 캐나다에 도착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해 국제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슬람 신성 모독죄로 기소된 이후 8년간 독방 수감생활을 하며 사형 선고를 받았었다. 그러나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10월 31일 기존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비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기존 판결 근거가 빈약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무죄 판결은 파키스탄 내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으며,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신성 모독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비비의 출국을 금지하라는 요구에 동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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