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서의 건축은 기가 막힙니다. 기술자라는 보스들조차 연장 하나 없이 맨손으로 옵니다. 한국산 빨간 손바닥 면장갑도 미리 준비해 주어야지 안그러면 모든 공사를 맨손으로 슬리퍼를 신고 합니다. 면장갑을 나눠 줄 때마다 꼬맹이들까지 모두 몰려들어 달라고 합니다.

오늘은 일꾼들 점심을 해주시는 사모님이 집으로 데려가셔서 침대를 보여 주면서 언제든지 피곤하면 와서 쉬라고 하시네요. 화장실도 마음대로 사용하라고오. 사실 9시간을 참다가 결국은 차를 타고 큰길의 주유소까지 다녀왔습니다.

교회가 3년을 기도한 끝에 건축이 시작되어서 교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티 음식 중 뭐든지 먹고 싶은 것을 말하라는데 그냥 일꾼들과 똑같이 밥이면 충분하니 건축에 집중하자고 했습니다.

사실 100도 더위에 숯불을 지펴 밥을 해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저희는 귀찮아서 오트밀도 그냥 찬 우유에 말아서 아침과 저녁을 대신합니다.

저희 팀의 가나안이라는 친구는 기술자라 하더라도 벽돌 몇장 쌓아본 것 외에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공사가 말이 아닙니다. 잠시 눈을 돌리면 사고치고 있어요. 오늘도 한 25분 화장실만 다녀 왔는데 천정 태풍방지 빔이 어뚱하게 달리고 있어서 기절할 뻔 했습니다.

내일은 태풍이 지나친다는데 비가 오면 저희가 묵는 따바에서는 완전 물난리가 나서 차안에서 보통 몇시간 앉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도 교회 공사가 시작되니까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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