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말 한국을 포함한 세계 49개국에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하는 등 개혁·개방의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사우디 리야드 외곽의 15세기 유적지 주변을 한 주민이 걸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49개국에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해외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BTS)의 스타디움 공연을 허가하는 등 개방·개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성지순례와 선교 전문가들은 “긍정적 신호”라고 밝혔다.

사우디 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 아흐메드 알-카티브는 외국인들에게 관광비자를 발급하면서 “사우디를 개방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관광비자 발급은 인터넷으로는 10~30분이면 가능하다. 비자 유효기간은 1년이며 체류 기간은 90일이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는 무슬림 외에는 갈 수 없고 이슬람 사원도 출입할 수 없다. 공공장소에선 노출이 적은 단정한 옷을 입어야 한다.

A선교사는 20일 “사우디는 무슬림이 아닌 타종교인의 경우 현지에서 살 수는 있으나 공개적 신앙생활이나 사적 모임은 할 수 없는 곳”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젊은 세대들에겐 균열이 시작됐고 개방이 지속되면 분위기는 이전보다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1932년 사우드 가문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수니파의 4대 법학파 중 근본주의 학파인 '와하비즘'을 국가이념으로 삼아 건국됐을 정도로 강성 이슬람 국가이다. 하지만 7세기 초 이슬람교가 창시되기 이전까지는 유대교 및 기독교의 교류가 활발했다.

한국성서지리연구원 홍순화 원장은 “성경에 등장하는 미디안, 드단, 두마, 데마, 그리고 시내산의 또 다른 추정지인 라우즈산 등은 모두 사우디아에 있다”고 말했다.

미디안은 성경에 모세가 피신한 땅으로 처음 등장한다.(출 2:15) 성서고고학자들은 미디안이 지금의 사우디 북서부 지역이라고 본다. 최근 사우디 지도에서는 아라비아반도 북서쪽 지역을 미디안의 아랍식 지명인 마드안(Madyan)이라 표시하고 있다.

드단은 함의 자손이며 스바의 동생인 드단(창 10:7, 대상 1:9), 그두라가 낳은 아브라함의 손자이며 욕산의 아들인 드단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 드단은 과거 예멘에서 수리아, 팔레스틴으로 가는 향료길이 지나는 요충지였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아시스 '알 울라'와 동일시 된다. 아카바만에서 남동쪽으로 430㎞ 떨어져 있다.

두마는 이스마엘의 아들 이름으로 두마 자손이 사는 지역을 가리킨다. 두마는 사우디의 '두맛 알 잔달'을 가리킨다. 아라비아 지역과 메소포타미아, 이집트를 연결하는 요충지였다. 데마는 욥이 친구 엘리바스의 말을 반박하며 언급한 곳으로 물을 찾으려다 실망했던 대상들의 고향으로 스바와 함께 기록된 곳이다.(욥 6:19~20) 데마는 예레미야(25:23)에도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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