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신앙생활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려서는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할머니께서는 매일 새벽제단을 쌓으셨는데, 이웃집에 사시는 친구와 새벽기도를 나가셨어요. 근데 친구분이 예배만 끝나면 바로 나오시니까 할머니는 더 기도를 하고 싶어도 컴컴한 새벽에 돌아오는 길이 무서워 같이 오시곤 했어요. 그러면 집에 오셔서 기도를 마음껏 못하신게 아쉬워 또 방에서 기도를 하시는겁니다. 그런 모습을 새벽마다 잠결에 보면서 성장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시절에도 나름 CCC 생활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때는 친구가 주일에 낚시가자면 쫒아가고, 어디 놀러 가자면 예배를 빠지고 가는.. 그런 신앙생활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예배당 마당만 밟고 다녔던거죠.
IMF때 실직을 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그 가운데서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셨다고 했는데 그때 이야기를 해주세요.
국내 대기업을 다닐 때 IMF가 왔어요. 이전까지는 인생을 살면서 별로 실패의 경험이 없었죠. 근데 IMF가 오고 퇴직까지 하게 되니까 어디 재취업 할데도 없고 갑자기 건강도 디스크 때문에 안좋아지고, 여러 소송문제에도 휘말리는 등 여러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왔죠. 부지불식간에 인생의 맨 바닥까지 떨어졌죠.
삶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고 지금의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거죠. 자포자기의 심정도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실업자이니까, 시간은 또 많고, 이때 마침 아내가 출산휴가 후 교사로 복직을 준비 중에 일산에서 서울 신림동쪽으로 발령이 나서 이사를 하게 되었죠. 이때 어린시절 할머니께서 새벽기도를 지키셨던게 생각이 났습니다.
사실 할 일도 없고 시간은 많다보니까 신림동 집 앞에 있는 교회에서 새벽재단을 쌓게 되었죠. 그때는 믿음도 별로 없었고 기도도 잘 못했는데 몇 달을 그냥 열심히 새벽재단을 지켰습니다. 그러던 어느 새벽에 성령님이 찾아오신거죠.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얼마나 교만한 인생이었는지, 그리고 벌레만도 못한 저를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사실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오면서 온몸으로 회개하는 처절한 기도가 마구 쏟아져 나오는거예요. 머리로만 관념적으로 느꼈던 하나님의 임재를 온몸으로 느꼈고 그때부터 한 달 이상은 저에게는 회개의 계절이었고, 고백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고나니 세상이 달라보였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고, 사람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존귀하게 보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가 섬김야 할 분들로 보이더군요. 그래서 이때부터 교회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었고 주차봉사가 가장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말씀해주셔서 그때부터 주차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제가 얻은 별명이 스마일 집사입니다. 아무리 짜증을 내고 고성을 지르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저 머리 숙이고 웃었으니까요.(웃음)

교회건축 설계 전문 기업으로 자리잡게된 이유와 건축 설계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말해주세요.
실직상태로 있으면서 교회주차봉사를 하고 어쩌다보니 스마일 집사로도 알려지다보니까 아마도 목사님도 아시게 된거 같아요. 제가 건축전문가고, 실직자고, 근데 스마일 집사로 유명하다고…
어느 날 목사님이 연락을 주셨죠. 교회 교육관을 지으려고 하는데 알고 있었냐고, 그래서 저는 모른다고 말씀드렸죠. 담임 목사님께서 새벽기도를 하고 계시는데 집사님께 건축을 맡기라는 하나님 음성을 들었다고 하시면서 건축설계를 맡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첫 시작이었죠.
IMF여파로 건축 경기가 어렵다보니 교회에서 건축을 직영으로 하게 되었고, 그일을 제가 담당하다보니 설계부터 시공까지 감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교육관 건축이 비용도 아주 저렴하게, 그리고 너무 아름답게 지어졌다고 소문이 나다보니 어느 영등포 교회에서 교육관을 짓는다고 탐방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서 처음 교육관을 짓겠다고 하다가 아예 교회를 함께 짓겠다고 하면서 제가 설계를 하게 된거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교회건축을 시작하게 되었고 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100여개 이상의 교회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위)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 (아래) 왕십리 꽃재교회

앞으로 '규빗'의 비젼과 계획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교회다운 교회를 건축설계한다는 것의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규빗'은 하나님께서 무엇인가를 지으라고 하실 때 말씀하신 최소단위 치수입니다.
사소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작은 일에 충성하자는 의미로 규빗이라는 단어를 회사 이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교회 건축의 의미는 첫째로 교회건물에 영성을 담고 싶습니다. 과거 중세시대의 교회들이 노래나 음악 미술을 담았던 공간이었던 것에 더하여 그 안에 기도를 통한 영성이 가득한 교회를 건축하고 싶습니다.
둘째로 형식주의, 과대주의 건물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느껴지는 교회를 건축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설계 전에 저희는 깊이 묵상을 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설계 작업을 시작하지요.
셋째로는 미사나 제례중심이 아닌 그리스도 공동체 즉 교제, 나눔, 친교, 예배, 교육등 기능적인 건축물이 되도록 하여 특정한 계충이 아닌 어린아이부터 청장년, 남녀 노소 모두 가 이용하는, 작품화된 교회가 아닌 보편적인 교회를 건축하고 싶습니다.
특히 건축가의 개인적인 철학이나 사상이 들어가는 일은 절대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미교포에게 하시고 싶은 격려의 말씀과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말씀해주세요.
제가 감히 재미교포님들께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다만 고국을 떠나 개척자 정신과 선구자 정신을 가지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사시는 여러분을 존경하고, 여러분들이 해외에서 보여주시는 삶의 모습들이 고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나그네 인생이라고 말하는데, 특히 팍팍한 타국의 생활속에서 삶으로 보여주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우리를 한 형제되게 하심을 감사드리고, 여러붇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은 빌립보서 4:13절 말씀입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제 평생의 삶이 이 말씀 안에 녹아있고 이 말씀이 저의 간증입니다. 아무 능력없는 저를 여기까지 오게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앞으로 인도하실 하나님에 대한 소망도 저의 기도제목입니다. 감사합니다.

대담.노승빈 (본지 한국후원회장 노승빈, 백석대 교수)
정리.강성진 (본지 한국후원회 고문, 디지털라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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