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담임목사의 자리가 공석이던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에 새 담임목사가 부임했다. 이 지역 장로교회로는 가장 많은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는 연합장로교회는 정인수 목사의 갑작스런 소천 이후 무려 4년동안 담임목사 없이 교회가 지탱되어 왔다. 지난 11월 24일에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에서 위임예배를 드리고 사역의 첫 발을 내딛고 있는 손정훈 목사를 만났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목사님은 언제 예수를 처음 믿게 되셨나요?
저희 집은 군 장교이셨던 아버님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녔습니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를 따라서 교회를 다녔었는데 부근에 교회가 없으면 성당에라도 다니곤 했어요.
그러다가 대학교 재수할 때였는데 같이 공부하던 형이 어느 날은 학원 옥상에 올라가서 큐티를 하자고 해요. 우리 그룹이 6명이었는데 저는 큐티가 뭔지도 모르면서 같이 올라가 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주변에는 담배피는 청년들이 여기 저기 있었지만 우리는 성경을 읽고,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기도회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의 인도로 저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복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회를 가지면서 입시가 다가오자 막판에 우리들 중 한 명은 불안하다며 문제집을 더 풀겠다고 내려가 버렸는데 그 친구만 빼고 나머지 5명은 그 해 모두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그 친구도 현재는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고 있구요. 그 기도그룹 6명 중에 3명은 목회자가 되고, 한 분은 우리 나라 최초의 크리스찬 IT기업을 일구어 지금도 잘하고 계십니다.
저희 신문 필진의 책 중에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고, 그 이후 관계가 지속되고 발전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란 글을 읽었는데 그 기도회의 6명은 정말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만나신 분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이후로 목회자가 되기까지의 삶을 이야기해주세요.
대학에 진학하면서 다닌 교회가 고신교회였어요. 그 교회에서 은혜도 많이 받고, 성령체험도 했는데 정작 교단에서는 방언도 워십댄스도 하지말래요. 그래서 찾아간 교회가 경배와 찬양이 있는 온누리교회였습니다. 거기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구원의 확신은 고등학교 때 이미 가졌지만 이후 대학교에 다니면서 가졌던 생각은 '나는 그냥 좋은 크리스찬으로 살아야 겠다'는 것이었지 목사가 되거나 목회를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사회가 학생운동의 끝물인 때여서 사회적인 이슈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이슈들의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친구가 자기 교회에서 세미나를 한다며 초청을 했어요. 그 때 간 곳이 고신교회였는데 '입법부와 행정부와 사법부를 주님께'라는 모토를 가지고 거의 서울대, 고대, 연대생으로 이루어진 대학생 형들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대부분 모두 경남, 경북에서 올라온 형들이었는데 엄청난 양의 책들을 우리에게 읽히게 하는데 본 회퍼의 제자도, 신자의 공동생활, 정치 경제에 관련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정신 등, 그때 한참 많이 보던 기독교와 관련된 사회적인 세미나를 하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때 사회가 이렇게 혼탁하고, 어렵지만 교회가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구나, 성경 안에 대안이 있구나 라는 깨우침을 가졌죠. 그후 2년 정도는 과 선배를 따라서 데모도 했지만, 교회에서는 교회 선배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며 조금씩 저의 세계관을 정립해나간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1992년 한양대학에서 있은 '선교한국 92'라는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하나님 앞에 헌신할 사람 일어서라'고 할 때 몇 번씩 일어나곤 했습니다. 이렇게 몇번 선교대회에 참석을 하면서 저는 선교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93년도에 대학부 총무로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성령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식기도 3일째 되던 날, 하나님께서 저를 말씀으로 부르셨고, 저도 헌신하겠다는 결단을 드렸습니다. 그 때 기도제목이 첫째로는 저의 인품에 관한 것으로 교만을 부숴뜨려 달라는 것, 아버님이 구원받게 해달라는 것, 그리고 장래의 비젼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기도제목들은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수련회 3일째 되던 날, 모든 친구들이 은혜를 받는데 어떤 친구는 예수님이 십자가 상에서 피흘리는 것을 보았다, 사단이 집회를 훼방하는 것을 보았다는 둥 어마어마한 간증들이 쏟아지는 겁니다. 그렇게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는데 저만 은혜를 못받아 정말 낙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사실 총무라는 것이 간식챙기고 누가 역에 도착했다고 하면 픽업나가고 집회 참석 중에도 불려나가고 도무지 은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은혜의 체험에서 나만 소외되니까 너무나 속이 상했어요. 마음이 상해 다른 방을 찾았는데 거기엔 또 은혜 못받은 아이들 몇몇이 따로 기도를 하고 있더라구요. 자매 한 명과 형제 두 명이었는데 그 자매가 형제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해주고 있어요. 기도도 사람의 말투가 아닌 아주 다정하면서도 때론 책망을 겸한 내용들이었는데 형제들이 데굴데굴 구르면서 통곡을 하는 겁니다. 그때는 그것이 예언기도인 줄도 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차례가 왔는데 '사랑하는 아들 정훈아, 네가 참 수고가 많구나'하면서 '그런데 네가 너무나 교만하구나. 이 수양회가 네가 한 줄 아느냐, 내가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며 '너는 네 머리를 네 발 아래 두어라', 또 '네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해라. 네가 기도하지 않으면 누가 기도하겠느냐'하더니 세 번째로 '너는 내 길을 예비하는 자가 되어라'면서 저의 기도 제목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응답을 들려주는 겁니다.
이 세 가지 기도를 듣는 순간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저에게 체험이 되고 23년간 지었던 모든 죄를 회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회개를 이어갔습니다. 회개의 기도가 끝나고 자매는 우리 세 명에게 다시 예언으로 '너희는 성경 속에서 나를 만나라'는 말로 기도를 멈췄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말씀으로 인한 확신이 또렷해졌습니다. 신학교에서 예수 안믿는 교수님들이 혼란을 줄 때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 담긴 하나님의 창조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선교사로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바로 장신대 신대원에 입학했습니다.
온누리교회에서 20년을 사역하셨는데 소개를 해주세요.
한국 온누리교회에서만 20년을 있었던 것은 아니구요, 온누리교회 산하 30개의 지교회가 있는데 샌디에고 비젼교회로 3년 정도 파견되었다가 들어갔구요. 그 기간에 탈봇 신학교에서 Th. M을 마쳤습니다. 역시 온누리교회와 협력교회인 홍콩교회에 담임으로 3년 시무했습니다.
이제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의 담임으로서 어떤 목회를 하고 싶으십니까?
2주간에 걸쳐 특별새벽예배를 선포했는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하나님으로부터 권능을 받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권능을 받는 것, 이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우리는 '종'이잖아요. 대청마루 앞에서 '예'라고 대답하는…

지금 이 방안에 있는 서적의 3분의 2는 고 정인수 목사님의 책입니다. 책 한 권을 뽑아들 때마다 목사님이 밑줄 그어 메모를 해놓은 책, 서랍 안에는 쓰려고 준비해 놓은 예화들을 발견합니다. 저는 마치 그분과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분이 꿈꿨던 교회, 바랬던 미래는 어떤 것이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세대가 교차되는 느낌을 갖곤 합니다.
이제 저는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연합장로교회는 가능성을 가진 일꾼들이 많이 계십니다. 저는 그분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막혀있던 것들을 터지게 하는…
궁극적으로는 저는 저희 교회가 Multi Ethnic, Multi Cultural 교회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꼭 한인으로 구성되는 것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교회로 발전되어 천국의 이미지를 닮아가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은퇴할 때 쯤 되면 큰 우산 아래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교회 혹은 남미사람들, 한국인들과 결혼한 다양한 인종의 교회도 들어와 있지 않을까요?
오늘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께서 그리고자 하시는 교회상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아름답게 실현되시길 기도합니다.
대담 이윤태 발행인·정리 한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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