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바닥과 의자에서 쉬고있는 의료진(사진: mothership.sg 캡처)

우한 폐렴의 중심지인 우한시에서 의료진 감염자가 최소 500명에 이르며, 의료진들은 유서를 쓰고 사명감을 안고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에포크타임스는 8일 중국 경제 전문블로거 '차오산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보건 당국 내부회의용 자료를 찍은 사진 중 병원 명단, 의료진 감염 확진자 현황을 공개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사진에는 '의료진 발병 상황' 화면 위 전광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 예방통제 공작영상'이라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중국 SNS 인플루언서이자 투자전문가인 허우안양(侯安揚) 상싼러쉐이(上善若水) 회장은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 보건당국의 의료진 감염 현황자료를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되기도 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후베이성의 우한셰허(協和)병원 한 곳만 해도 의료진 262명이 확진 혹은 감염의심자 명단에 올랐다. 감염자 15명 미만인 병원까지 포함하면, 우한시 의료시설의 의료진 확정 감염자는 수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우한의 한 병원 근무자 친친(가명)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며 “어떤 상황이 닥쳐올지 몰라 미리 유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친친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있으며 일선 의료진들이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쓰러지면서 직원들 사기가 바닥이라면서 “(감염자가) 약 60~70명으로 추측된다”며 “어제 30대 젊은 남자 직원 한 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그제야 뒤늦게 감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도시가 봉쇄되면서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복귀하지 못하는 직원으로 인해 일손이 매우 부족하다”면서 “근무할 수 있는 직원이 점점 줄어들면서 다들 격무에 시달린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저녁 11시, 12시까지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친은 현재 도시 봉쇄에 차량 통행 제한으로 교통편이 없어 출퇴근도 어려운 상황이며 자가용이 있는 의료진만 도로 통행이 가능하다. 어떤 사람은 교통편이 없어 병원에서 숙식하고 있으며 집에 아기가 있어 왔다갔다하며 어렵게 모유 수유를 하는 간호사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동안은 시민들이 자가용으로 의료진을 태워주는 '사랑의 차'가 운영돼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감염 위험 때문에 이마저도 정부에서 금지했다. 출근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서 남은 사람은 힘들어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일손과 물자는 부족하지만,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끊임없이 늘고 있다. 병원에서 긴급히 병상 수백 개를 추가했지만 새 병동은 설비와 용품이 부족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정부에서 N95 마스크를 병원에 배급했지만, 직원 수요량의 1/5에 그쳤으며 방호복은 병동 1개분에도 못 미쳐 병동의 위험도에 따라 물자를 배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의료진 사이에도 물자를 놓고 고성이 오가고 잇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마저 바닥이 나고 있다. 친친은 “한동안 병원 직원들 식사가 끊겼다. 식당과 매점이 모두 문을 닫아서다. 밥은커녕, 현재 기부받은 야채를 먹으며 버티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지원해준 식품이 없었으면 우린 벌써 끝났을 것”이라고 했다.

감염된 의료진은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완치 사례도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친친은 “의료진 스스로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지만, 폐렴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일선 의료진이나 사무직 직원 모두 정신적으로 피폐하다”며 “매일 공포에 사로잡히면서도 일은 착실히 한다”며 극복의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며칠 전 회의를 마치고 밤 11시쯤 퇴근하던 길에 차를 세워놓고 바닥에 앉아 울었다.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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