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봉쇄된 칠레 산티아고의 빈민가 주민들이 정부에 식량배급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채널 AFP News Agency 캡처)
남미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확진자가 65만 명을 넘어서면서 의료체계 붕괴 등 여러 사회불안에 직면했다고 연합뉴스가 26일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칠레는 코로나19 여파로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험에 처했다. 칠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만 3997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중환자실의 95%가 가득 차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항공 이송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이러한 보건재난은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칠레에서는 소득 불평등과 열악한 공공서비스 때문에 작년 10월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인 바 있기 때문에 당국은 대중의 불만을 자극하지 않고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를 취해야 하는 살얼음판 걷기에 돌입했다.
하이메 마냘리치 칠레 보건부 장관은 “봉쇄가 기아, 빈곤, 사회불안과 같은 악영향을 끼치거나 가정폭력을 부추기기도 한다”며 “편익에 대한 비용을 저울질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콰도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 때문에 이미 대정부 시위에 불이 붙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대응한다며 국영기업들을 폐쇄하는 조치를 비롯한 공공지출 감축 계획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이에 에콰도르 노동계는 기득권 계층과 비교할 때 노동계층이 많은 고통을 떠안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대노조인 노동자통합전선(FUT)의 대표인 메시아스 타타무에스는 이날 “부자가 돈 내지 않게 하려고 노동자를 해고한다”고 주장했다.
에콰도르 경제는 코로나19 창궐 전부터 이미 높은 부채 수준, 석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 때문에 고전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에콰도르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3%를 기록해 남미 국가들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에서도 코로나19의 고삐 풀린 확산, 의료체계 붕괴, 경기부진, 대통령의 실정 논란을 둘러싸고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확진자 수는 37만4898명으로 미국(170만6224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건 전문가들은 전국 27개 주 가운데 최소 5개 주의 보건체계가 붕괴 직전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페르남부쿠, 아마조나스, 파라 등 5개주에서는 중환자실 부족,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율 저조, 사망자 급증 등의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봉쇄조치 장기화로 다른 한편에서는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감소한 저소득층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으나 긴급지원에 나설 정부의 재정 여력은 슬슬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정을 총괄하는 바우테르 소우자 브라가 네투 수석장관은 지난 22일 의회에 출석해 “경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할 것”이라고 시인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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