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 P. Jacobsen. 1868~1897 (Entering Korea in 1895)


양화진에 안장된 야곱센 선교사 묘비와 야곱센 선교사(오른쪽 하단)

야곱센 선교사는 미국 북장로교가 파견한 첫 서양 의료 간호 선교사로 1868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나,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간호교육을 받았다. 간호학을 공부한 뒤 “외국에 나가 병원도 없고 병자의 간호도 할 줄 모르는 불쌍한 백성들에게 평생을 몸과 배운 학문으로 헌신하겠다”고 다짐할 때 조선(한국)에서는 1894년 9월 말 에비슨 선교사가 이미 미국 선교 본부에 한국인 간호사를 훈련시킬 수 있는 전문가 2명의 파송을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 북장로회에서 1895년 4월 6일 조선(한국)에 최초로 훈련된 간호사(first trained nurse) 야곱센 선교사와 여의사 선교사 와이팅(Whiting)이 내한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들이 조선(한국)에 온 목적은 한국인 간호사를 훈련시키는 임무가 있었다.

이 무렵 제중원은 국립병원 체제에서 선교기관 운영 체제로 근본적으로 개편되고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가 병원운영의 재정적 책임을 인수하여 병원 근대화에 힘쓰고 있을 때였다. 조선(한국)에 도착한 야곱센 선교사는 구리개(銅峴)에 있던 제중병원에서 에비슨 병원장을 도와가며 강인한 의지와 헌신적인 봉사로써 한국인을 위하여 밤낮으로 고생하며 환자들에게 따뜻한 간호의 손길을 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도하며 올바른 행실을 가르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향기를 품어 냈다. 그는 간호사역에 충실하면서 한국의 간호교육 기틀을 다지는데 힘썼다. 이후에는 '제중원 의학당'에서 간호학 교수로서 '붕대법 및 마사지'를 가르쳤다.

내한한 지 얼마 안 있어 청·일 전쟁으로 인한 환자를 돌보고, 1895년 여름 서울에 만연된 콜레라 방역사업에 에비슨 선교사와 진력하여 일찍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야곱센 선교사는 한국인, 특히 어린이들을 사랑했는데, 한 보고서에는 그녀가 “나는 이제 조선(한국)의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나를 보고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만 생각해 준다면, 만족하리라.”라고 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과로와 열악한 생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건강이 악화되어 이질에 걸렸다. 뒤따라 간농양(肝膿瘍)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1897년 1월 20일 서울에서 29세의 젊은 나이로 소천했다. 1월 22일 언더우드 선교사 집에서 장례식이 집례된 후 양화진에 안장되었다.

독립신문은 야곱센 선교사의 한국 활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미국 장로교회 병원에서 간검하던 안나 P. 제컵손이 본래 나위국(那威國) 여인인데 어려서 미국으로 와서 병원에 들어가 병인 간검(病人 看儉)하는 학문을 배워 가지고 선교부에 가서 외국에 병원도 없고 병인 간검 할 줄도 모르는 인민에게 보내주면 자기평생 목숨과 배운 학문을 불쌍한 백성들을 위하여 허비 하겠노라고 청한즉, 선교부에서 이 여인을 조선 제중원 병원으로 보내어 거기서 삼년 동안을 조선 백성을 위하여 주야로 고생하고, 병든 사람들을 착실히 몇 해를 두고 구완하여주며, 좋은 말과 옳은 교를 보는 사람마다 일러주어 죽는 사람의 마음 등을 위로하고 산 사람의 행실을 옳게 가르치며,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조선에 빛나도록 일을 하다가, 더러운 것과 부정한 음식과 깨끗지 못한 물을 어쩔 수 없어 조선서 먹고 지내더니, 작년 여름에 이질로 죽게 되었더니 다행히 살아났으나 그 여독이 종시 낫지 못하여, 간경에 종기가 생겨 학문 있는 의원들이 힘껏 구완하려 하되,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목숨인즉 하나님이 찾아 가신 것이라. 한 달 동안을 앓다가, 이달 20일 오전 12시 30분에 세상을 버리고 맑고 높고 지선한 영혼이 천상으로 갔으니, 이 여인은 조선에 있는 이 보다는 매우 극락이나, 조선 인민에게는 크게 손해라. 부인의 장사예절을 내일(22일) 오전에 원두우(元杜尤) 교사 집에서 거행 할 터인즉, 누구든지 평일에 이 여인을 알던 이는 원교사 집으로 와서 장사 예절을 참례하고, 마지막 한번 조선 백성 사랑 하든이 얼굴을 보고, 산소는 양화진 외국 매장지라 거기까지 가서 참례하고 싶은 이는 다 가시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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