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예배 설교(2020. 8. 16) ❋ - 김요셉 원천침례교회(수원) 목사 -

"오직 믿음"
(마태복음 17장 14-21절)

14 그들이 무리에게 이르매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꿇어 엎드려 이르되
15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지라
16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 하시니라
18 이에 예수께서 꾸짖으시니 귀신이 나가고 아이가 그 때부터 나으니라
19 이 때에 제자들이 조용히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
20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21 (없음)


- 우리는 마태복음을 순례하면서 지난 2주 동안은 '오직 십자가'와 '오직 예수', 이번 주엔 '오직 믿음'을 주제로 제자의 삶을 살아갈 때 꼭 지참해야 하는 것을 보고 있다. 우리가 순례하는 길에는 많은 것을 가져가지 못한다. '오직 십자가'를 지고, '오직 예수'를 붙잡고, '오직 믿음'을 가지고 순례해야 하는 것이다.
-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시는 오늘 본문은 영적인 산봉우리 체험을 하고 현실의 세계인 낮은 지대로 내려오신 예수님과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제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산봉우리 체험보다 낮은 지역 곧 세속 세계에서의 체험이 더 많다. 그곳에 남아 있던 제자들에게 무기력한 영성, 실패한 사역 가운데 예수님의 적나라한 조명과 동시에 회복시켜 주시는 '오직 믿음'이란 영성 이야기를 함께 보기를 원한다.


1. 자녀 문제로 좌절된 부모가 필요한 '오직 믿음'

(마 17:14-16) "14 그들이 무리에게 이르매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꿇어 엎드려 이르되, 15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지라, 16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

- 첫 번째는 자녀 문제로 좌절된 부모가 필요한 '오직 믿음'이다.
- 예수께서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시는 오늘 본문 이야기는 심각한 병에 걸린 자녀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들을 제자들에게 데려온 한 아버지의 좌절이 촉매가 된 것이다.
- 예수님께 나온 한 아버지의 아들은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마태는 간질로 묘사하고 있지만,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마가나 누가의 기록을 보면, 그런 육체적 정신적인 여러 복합적인 장애와 문제뿐 아니라 심지어 영적인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막 9:20-24, 눅 9:37-43).
- 이 아버지는 제자들이 아들을 고쳐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찾아왔다. 그런데 제자들이 노력을 했지만 아들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때 변화산에 가셨던 예수님이 세 제자와 함께 도착하셨다.
- 여기서 우리는 오늘 설교 제목이 왜 '오직 믿음'이어야 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믿음 없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믿겠다고 고백한다.
- 오늘 본문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오직 믿음'의 첫 번째 교훈은 아주 작은 믿음이라도 포기(Give up)하지 않는 것이다. 진짜 믿음, 오로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존재라면, 겨자씨만한 작은 믿음이라도 그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성경적인 믿음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아버지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 자녀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손써 볼 것은 다 해 봤을 것 같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예수님 소문을 듣고 제자들한테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때 제자들은 아홉 명밖에 없었다. 세 명은 예수님과 산에 올라가 있었다. 아버지에게는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데리고 왔을 텐데 제자들이 고쳐 주지 못한 것이다.
- 제자들에게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귀신을 내쫓는 능력을 제자들에게 주셨다. 그런 제자들도 못 고치는 것을 보고 그 아버지는 포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이야기에서 주목할 것은 이 아버지(부모)는 능히 고치지 못한 상황에서도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설혹 예수님과 함께하고 예수님께 능력을 부여 받았던 제자들이 고치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오직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 믿음이다.
- 저는 기독교 학교와 교회의 사역을 오래 해 왔다. 기대를 하고 찾아온 부모 가운데 좌절하거나 실망하는 분을 많이 만난다. 기대한 것대로 자녀 문제에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좌절은 부모에게 많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직 믿음'을 붙잡을 수 있을까?
-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오직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 믿음이다.
- 우리는 믿음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믿음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성경적인 믿음 곧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는 믿음의 원리는 두 가지가 확실하다.
- 첫 번째로 믿음은 그 대상이 명확하고 정확해야 한다. 우리가 믿음을 믿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믿는다는 것은 성경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그분에게 소망을 두는 것이다. 그냥 불특정 다수의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믿음의 첫 번째 원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이란 대상을 믿는 것이다.
- 두 번째로 믿음은 있든지 없든지 둘 중의 하나다.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의 믿음은 단순하다. 그 대상과 그 삶에 대해서 나 자신을 맡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믿음이다.
- 믿음은 단순한 것이다. 내가 믿어야 하는 대상을 믿든지 못 믿든지 둘 중의 하나다. 믿는 시간과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내 믿음은 커질 것이고, 그 시간과 횟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내 믿음은 작아질 것이다.
- 제자들의 믿음은 작았다. 그러나 이 아버지는 예수님을 끝까지 믿었다. 예수님을 포기하지 않고 믿었다. 그분을 인격적으로 믿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믿음은 '오직 믿음'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인격, 그분의 언약과 그분과의 관계를 우리가 확실하게 신뢰하는 것이다.


2. 패역한 시대를 사는 세대가 필요한 '오직 믿음'

(마 17: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 하시니라"

- 두 번째는 패역한 시대를 사는 세대가 필요한 '오직 믿음'이다.
- 우리가 믿음을 이야기할 때 주로 사람들의 믿음을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말씀 속에서 예수님도 '오직 믿음'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수님도 패역한 세대를 향한 '오직 믿음'을 가지셨다는 것이다.
- 예수께서 이 상황에서 한탄을 하신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는 누구를 말씀하신 것일까? 오랫동안 연구해 온 신학자들조차 예수님이 누구를 두고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라고 하셨는지 정확하게 잘 모른다. 모두에게 하시는 말씀 같기도 하다. 나아가 예수님은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계관과 문화가 팽배하였던 그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서 좀 더 포괄적으로 질책하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 같다. 패역한 세계관과 문화가 가랑비 옷 젖듯이 스며들게 되어 종교성만 가졌지 신앙심이 없는 당시 상황에서 예수께서 당신의 믿음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 바울은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사람들에게서 돌아서라"(딤후 3:5)고 말씀했다.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대의 모습 속에서 2천 년 전 당시 바울이 말씀한 것과 똑같은 말씀을 하시며 또 당신이 이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는 '오직 믿음'이 부재한 세대의 모습이다. 종교성은 많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정한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는 '오직 믿음'이 부재한 패역한 세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 사실 '오직 믿음'은 예수께서 붙잡으셔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예수님조차 변화산에서 내려오면서 접하게 되는 제자들과 무리의 패역함, 불신함에 대해 얼마나 더 함께 있고 얼마나 더 참아야 하는지 반문이 생기는 상황 속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시고, 한 번 더 인내하고 한 번 더 기다려 주시면서 예수께서 치유의 역사를 초래하는 '오직 믿음'의 모습을 보여 주신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보면, 우리조차 답답해 미칠 지경인데 삼위일체 하나님은 오죽 하시겠는가? 그러나 만약 예수님의 재림과 하나님의 최후 심판이 조금 지연된다면, 그것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오직 믿음'으로 인내하고 기다리시는 것이다.
(벧후 3:9)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 예수님의 '오직 믿음' 때문에 우리가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 예수님은 아직도 회개할 영혼을 기다리고 계신다. '오직 믿음' 때문이다.
- 우리의 구원에는 두 가지 진리가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불변하심이며, 또 하나는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우리의 영성이다. 곧 변화하지 않는 것과 변화하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부분(불변)은 하나님의 영역이며, 바꿀 수 있는 부분(변화)은 내 영역이다. 변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과 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해 주시려고 포기하지 않고 계신 것이다.


3. 실패한 사역 가운데 제자가 필요한 '오직 믿음'

(마 17:19-21) "19 이 때에 제자들이 조용히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 20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21 (없음)"

- 세 번째는 실패한 사역 가운데 제자에게 필요한 '오직 믿음'이다.
-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직후 제자들은 조용하게 예수님을 찾아와 마음속 깊숙이 갖고 있던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19절).
- 제자들은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는 사역에 실패했다. 그들이 권한과 능력을 부여 받지 못해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그들은 예수께서 전도 사역의 실습을 내보내시면서 부여해 주신 능력이 있었다.
- 마태복음 10장 8절에는 예수님이 병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며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과 권한을 부여하고 제자들을 파송하시는 모습이 나온다. 또 누가복음 10장 17-19절에는 예수님으로부터 권한과 능력을 부여 받아 전도 사역 실습에 나갔던 70명의 제자들이 사역을 마치고 돌아와서 예수님께 보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 제자들은 벌써 병든 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며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과 권한을 부여 받았으며 그것을 실제로 체험했다. 그런데 한 아버지가 데려온 간질로 오랫동안 심하게 고생하고 있는 아들을 고쳐 주지 못했다. 그들은 왜 이미 받은 권세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병 고치는 사역에 실패했을까? 패역한 세대의 세계관과 문화에 물들어 예수님과 떨어져 있는 사이에 믿음이 작아지고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 예수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 벌써 두 번이나 풍랑이 일어날 때마다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작은 자들아" 하고 말씀하셨다(마 8:26, 14:31).
-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믿음이 작다고 두 번씩이나 깨우쳐 주셨으면, 이제는 그들이 '오직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고 예수님처럼 하나님 아버지와 교통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믿음의 횟수가 적어지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분량이 작아지는 제자들의 삶에 예수님이 다시 한 번 도전을 주신다.
-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20절)고 하신다. 기도하면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부여해 주신 능력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하신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으면 산에게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길 수 있다고 하신다.
- 여기서 '오직 믿음'을 가져야 하는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오직 믿음'이 보인다. 제자들 스스로 못한다고 자포자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믿음'으로 그들의 사역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 주신다.
- 그런데 마가복음 9장 29절에는 오늘 본문 21절에 없는 말씀이 나와 있다.
- 예수님은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고 말씀하신다(막 9:29).
- 제자들은 변화산에 기도하러 올라가신 예수님을 보면서도 기도하지 않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변화산에 예수님과 함께 올라갔던 세 제자도 거기서 잠들어 버렸다.
- 깨어 기도하지 않는, 그러니까 믿음 부재의 영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제자들, 포도원 지기며 사역자인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은 믿음의 기도, 기도의 믿음, '오직 믿음'이다.

▸설교요약/정리: 안재환 (원천침례교회 집사, 흥사단 부이사장)
▸영문자막 번역/정리: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
정두준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영문서기)
Eli Lee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Deloitte 리스크자문본부)
▸영상편집: 강한빛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영상편집팀장, 오롯영상프로덕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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