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이시지만 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받아들이게 된 신앙의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를 해주세요.


저는 본래 하나님을 믿으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집에는 성경책이 늘 있었구요. 밥먹을 때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습관처럼 기도 했고 부모님은 남대문교회를 다니셨으니까 저도 유치원부터 교회 유치원을 다녔구요.

큰 굴곡 없이 주일엔 교회를 다녔고 그야말로 뜨겁지도, 차지도 않게 말이죠. 부끄럽지만 가정예배 드린 적이 없어요. 그저 당연히 하나님을 안다고 생각했어요. 식사 기도 꼭 하고, 주일엔 교회 가고, 그저 그렇게 하나님 주위를 얼쩡거렸어요.


그런 상태로 연기자가 되었고 그런대로 잘했고, 유명해졌어요. 담배도 피웠어요. 좋아도, 슬퍼도 담배를 피웠죠.
예수님이 군인들에게 잡혀가실 때, 군인들이 뺨 때리고 침뱉고 할 때, 너무 너무 맘이 아파, 담배를 안피울 수가 없어서. “얼마나 아프실까? 나쁜놈들, 죽일놈들!”이러며 성경을 읽었어요. 담배를 좋아했어요. 하나님이 정하게 만들어주신 몸을 더럽힌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대본을 보며 잠깐 쉴때도, 연기가 잘될때도, 생각처럼 안 될때도, 담배가 필요했어요.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딸이 시집가서 미국 어바인에서 살아요. 딸은 시집가서 미국가 살며, 믿음이 자라고 깊어졌던 것 같아요. 힘들었겠지요. 대학 갓 졸업하구 아기 금방 낳고 미국에서 살아가야 하니 하나님께 매달렸겠지요.


하루는 제가 아침 나절 커피마시며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가 굉장히 역겁고 괴상망측한 맛이어서 이상하다 하며 껐어요.
좀있다가 왜 이러지 하며 다시 한모금 들이마셨는데 또 그랬어요. '별 이상한 일이 다있다'라고 생각하고 앉아 있는데, 미국 딸에게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내가 “무슨 병 걸렸나봐. 담배맛이 너무 이상해 못피겠어.”라고 했더니, 갑자기 딸이 통곡을 하며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라며 “엄마. 내가 석달동안 새벽기도가서 '아버지, 엄마 담배 끊게 해주세요. 엄마는 담배피면 안되는 걸 몰라요. 아버지 담배 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 했어”라고 하는 겁니다.
그날부터 전 담배를 끊었어요. 아니 끊어졌어요. 그렇게 딸은 하나님께 전심으로 매달린 거에요. 갓난 아이를 남편에게 봐달라하고 새벽마다 백일을…!

“엄마 그 다음은 엄마가 노력하세요. 담배 끊으면 살찐다는데, 조심하세요.” 담배 끊고 살이 좀 찌면 “김혜자씨 담배 끊더니 살찐 것 좀 봐”하면 은혜가 안될 수 있으니까요. 하나님께 가까이 달라붙은 딸은 나의 스승이었어요. 그렇게 20여 년 넘게 피우던 담배를 끊었어요.


제가 하나님을 진짜로 만난 것은 69세 때에요. 그때 저는 '마더'라는 영화를 찍고 있었어요. 그 영화가 많은 상을 탓는데, L.A 비평가 협회에서 주는 상을 받으러 미국에 갔어요.(아시아 배우로는 처음 타는 상이였어요).
딸이 더 좋아했어요. 사위와 손자 손녀도 좋아했구요. '하나님 참 감사 합니다' 했지요.


어바인 딸집에 가 있으며 딸이 “엄마, 우리 새벽기도 갈까?” 해서 그렇게 했어요. 전 야행성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게 그리 힘이 들어요. 그래도 딸 기도로 담배도 끊었으니까, 나도 가고 싶었어요. 새벽에 딸과 함께 예배드리는 게 상쾌하고 참 좋았어요.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께서 불을 꺼주시며 “기도하십시오.” 그러고 들어가셨고, 우리 딸이 “엄마 나하구 떨어져 앉아 기도하자”고 해서 기도를 하려는데, 난 기도할 줄 잘 모르니까 눈 감고 '아버지 감사합니다'만 읖조리고, 우리 딸은 저 만큼서 예쁜새 지저귐처럼 방언 기도를 하고, 난 '아버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버지를 한없이 부르고, 또 부르며 울음이 그치질 않았어요.

주님이 절 만나주신 거에요. 그렇게해서 너무나도 신기하게 전 하나님 아버지를, 그 분이 살아계신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른 세계가 열린 것 같았어요.

서울와서 새벽마다 일찍 일어나 새벽예배를 CGN TV로 드렸어요. 새벽이 즐거웠어요. 그리고 여러가지 설교 말씀도 찾아 들었어요.
성함은 잊었는데 어떤 목사님이 아프리카의 흑인들 앞에서 설교 하시면 사람들이 기쁨에 펄쩍 펄쩍 뛰기도 하고… 그때 저는 커다란 맑은 물줄기가 내 몸을 감싸며 통과하고, 밝은 빛 앞에 서 있기도 하는 체험을 하면서 '아, 주님은 살아 계시구나 진실로!'하고 느꼈어요. 어느 날은 TV가 안나와 제 방이 삼층인데 이층으로 일층으로 미친듯 오르내렸어요. 하나님 말씀을 못 듣는다는게 그렇게 절망적일 수가 없었어요.


이런 시간들이 지나면서 어느날 TV로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하용조 목사님께서 '누구나 다 아는 배우를 몇 년만에 봤는데 얼굴이 달라졌더라'고 하는 거예요. 제 얘기였거든요. 전 너무 놀랐어요.
그리고 또 적십자사 총재이신 유중근씨를 만났는데, “선배님 얼굴이 달라졌어요”해서 “나, 하나님 만났어요”라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랬어요. 그분은 나의 고등학교 후배예요. “혹, 성경공부를 하고싶으면 해드릴까요?”해서 그렇게 성경공부도 한 석달했어요. 그리고 꼭 숙제를 내주시곤 했어요.
어느날 새벽에 꿈을 꾸었어요. 내 팔에서 무엇인가가 쭉 미끄러져 떨어졌어요. 아기같기도(꿈에 아기보면 나쁘다고들 했어요.) 하고 '이게 뭐지?'하고 있는데 '하이브리스 하이브리스' 두 번 억양없이 똑똑히 들렸어요. 그리고 깼어요. 얼른 일어나 사전을 보니 하이브리드라는 단어는 있는데 하이브리스는 없었어요. 너무 궁금한데 이른 새벽이라 누구에게 전화를 할 수도 없어서 '성경공부 숙제를 하자. 날 샐 때까지' 그리고 숙제를 하려고 책을 폈는데(유진소 목사님의 즐거운 성경탐구) 80페이지에 '하나님 된다는 것은 곧 교만(hybris) 입니다'라는 내용이 있는 겁니다.

'아~ 내게서 빠져야 할 것은 교만이구나. 아. 아. 교만 교만…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분명히!'

권사님께서는 에티오피아의 기근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선교후원에도 적극 동참하셔서 그 실상을 알리는 데 노력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해주세요.


솔직히 처음에는 선교를 위해서 갔던 것은 아니었어요. 어느 날 월드비젼 회장님께서 우리가 제일 먼저 돕는 나라가 에티오피아인데 함께 해주시길 원하셨어요. 미국도 오드리햅번이 가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배우나 가수가 참여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가서 보니 너무나도 비참하고 가난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을 보고 여태까지 내가 죄인이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꼭 부자여서만 후원을 적극 동참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먹고살기 바쁜 분들께서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분들은 꼭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모르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체득하여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요.

권사님께서 하신 말씀 중 “'고난을 이길 힘'을 주시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하셨는데 권사님 삶속에서 배우신 고난과 축복에 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암으로 병실에 있을 때 '나도 암에 걸릴 수 있고, 죽으면 하나님에게 가는 거'라고 하고 또 '내가 죽으면 자기가 힘들어서 어떡하냐'고 하더군요. 그리고 한 달 반만에 꿈같이 가버렸어요. 그래도 세례도 받고 성찬식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으니 제겐 큰 위로가 되었어요.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 '복 주시는 분'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말 그대로 '고난을 이길 힘'을 주시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자로써 신앙과 믿음을 지키는 데 어려웠던 점과 도움을 되었던 경험을 나누어 주세요 그리고 많은 연예인을 꿈꾸고 기도로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주세요.


무엇보다는 연기자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되요. 그리고 연기자는 항상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되요. 유명해졌다고, 이름이 알려졌다고 좋은 것만이 아니에요. 제가 앞서 말했듯이 “하이브리스”(교만)를 주의해야되요. 하나님은 높일 때는 높여주시고, 가만히 있을 때는 옆에 있어주신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나 혼자의 시간을 많이 갖고 큐티(Q.T)를 꼭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대면예배를 안하면서 교회에서 큐티할 것을 보내주는데요. 하루라도 안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매일 꼭 하고 있어요.

권사님께서 연예인 크리스찬으로서 기도하고 준비하는 비전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시고, 좋아하는 성경구절과 재미교포 크리스찬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해주세요.


저는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싶어요. 세상 풍파 많이 겪은 사람, 인생을 험하게 산 사람인데 하나님을 알고, 만난 사람을 연기하고 싶은 바램이 있어요. 그런 세상 험하게 살던 사람이 하나님을 알게되면 그 사람의 눈빛은 어떨까? 뭐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아니면 강아지를 키우며, 강아지 여러 마리와 사는 늙은 여자의 얘기같은 거요.(웃음)
그리고 저는 정말 이 구절을 좋아해요. 제가 백상예술대상 상 탈 때도 이 얘기를 했는데요. 시편 18편 묵상 1절에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라는 성경구절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어요.


고국을 떠나 멀리서 지내시는 재미교포 크리스찬분들 많이 힘드실 것 같고 요즘 특히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계심을 잘 알고 있어요. 힘든 상황이지만 하나님은 죽으라고 하시지는 안하세요. 우리가 지치고 쓰러지려할 때 분명히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두 손 들어 우리를 들어 올리실거예요. 힘드시지만 말씀과 기도로 꼭 이겨내시길 기도할께요.

대담 노승빈(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 정리 신귀출(크리스찬타임스 후원회, 슈케잌 대표: www.choucake.com)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