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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유엔인권정책센타 이사장 신혜수 권사

끈질긴 요구로 위안부 문제, 범죄로 국제기준 이끌어내다!

크리스찬타임스 | 등록일 2021년01월01일 14시3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사장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계기와 목사 사모로서 교회, 가정, 직장을 섬기는 신앙생활의 이야기를 해주세요.


친정은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중·고등학교때 몇 번 교회를 기웃거리다가 대학교 입학해서 1년간 YWCA와 CCC 활동을 하면서 신앙훈련을 받았어요. 이후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였던 남편과 사귀다가 구속이 된 상태에서 시어머님이 아들의 구속된 상황을 신앙으로 이겨내시는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다른 구속자의 어머니들이 홧병으로 병석에 누울 때 시어머님은 아들이 출세하기만을 바랬던 것을 용서해달라고 하시고 열심히 석방운동을 하셨습니다. 이후 남편이 목사가 되면서 저는 생각지도 못하게 사모가 되었지만, 남편이 목사안수를 받을 때 저는 전통적인 사모역할은 안하겠다고 선언을 했었습니다.

 

남편은 사회운동과 병행해서 목회를 하였고 저는 지방에서 교수하느라, 또 장기 해외출장이 잦아서 전통적인 사모의 역할은 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박사학위 따느라 혼자 미국에 남아있을 때에도 초등학생인 두 애들은 시부모님이 몇 년 동안 길러주셨구요. 그래서 아이들이 어버이날에는 저에게가 아니라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곤 했었지요. 그래도 바쁜 엄마를 원망하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맙죠.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 전문영역에서 여권과 인권신장을 위해 국내와 국제무대에서 일하면서 예수님의 이웃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남편이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로 있을 때 곤경에 처해있는 조선족 여성들을 위해 가정폭력 등 상담을 몇 년동안 하고 국적취득 등의 도움을 자주 주기도 하였죠.

 

일찍이 미국 럿거스 대학을 유학하시고 부군되시는 서경석 목사님을 만난 이야기를 해주세요.


서경석 목사는 제가 대학 졸업하고 학교에서 조교를 하면서 대학원 진학준비를 할 때 ‘걸림돌’이라는 기독청년모임을 만들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남편이 모임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의욕이 앞선 나머지 다른 회원들을 부담스럽게 만들어서 모임활성화에 역효과가 난다고 제가 지적을 한 일이 있었죠. 제가 논리정연하게 설득을 하는 모습이 남편에게는 무척 신선하게 느껴져 이성으로 호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이런저런 핑계로 저를 불러대더니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서 얼마나 놀랬던지.. 나중에 결혼하자고 저에게 청혼했는데 제가 바로 그 자리에서 승낙을 안하고 생각해보겠다고 하니까 남편이 충격을 받아 그 다음날 출근도 못했다고해요. 사귀던 중에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형을 선고받았을 때 옥바라지도 했는데, 친정에서는 당연히 미래가 꽉 막힌 운동권 청년과 결혼을 반대해서 친정아버지와 오랜 냉전 끝에 제가 구구절절하게 편지를 써서 결국 어렵게 결혼승낙을 겨우 받았습니다. 그렇게 제 결혼을 반대하셨던 아버지는 나중에 사위의 목회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조선족 동포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부 전직 동료, 후배들을 조직해서 10년 넘게 무료로 체불임금상담을 해 주시고 5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받아주셔서 교회와 상관없는 중국동포들이 엄청나게 몰려왔었지요.

 

평생을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기억이 나는 에피소드나 보람된 일을 이야기해주세요.


에피소드는 엄청 많지요. 하나만 이야기 하자면 여성폭력특별보고관과의 오랜 인연입니다. 1994년에 유엔 인권위원회가 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이라는 제도를 새로 만들고 스리랑카의 쿠마라스와미 변호사를 임명했는데, 특별보고관이 되면 현장을 방문조사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제가 그해 추석 무렵 스리랑카 콜롬보에 가서 만났어요. ‘위안부’문제에 대한 조사를 부탁하려구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스리랑카도 초행길인데 팩스를 보내서 만날 약속을 하고,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제 박사학위 논문까지 가져갔지요. 정대협에서 간신히 비행기표만 해 줬는데, 호텔에 묵을 돈이 없어서 온갖 인연을 찾아봤는데, 마침 남편의 고등학교 선배가 주 스리랑카 한국대사로 계셨어요. 남편이 부탁해서 제가 대사관저에서 이틀 밤을 신세를 졌습니다. 쿠마라스와미 특별보고관은 2시간 동안 만난 끝에 오케이해서 그 다음 해인 1995년 7월에 한국과 북한, 일본을 방문해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유엔에 보고서로 냈지요. 한국에 왔을 때 제가 공항에 마중나갔는데, 조선일보 기자가 취재하러 와서 할 수 없이 기자 인터뷰에 통역 노릇까지 해 줬어요. 특별보고관이 피해자 할머니들, 정부, 법조계, 여성단체, 등등 두루두루 만나는걸 제가 보조했지요. 일본은 보고서 채택을 막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받아들여졌고, 아직까지 유엔 웹사이트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국제법을 위반했고, 법적 책임을 져서 배상해야 한다는 요지였지요.


쿠마라스와미 보고관은 3년 임기의 직무를 3번이나 맡아서 모두 9년간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 여성폭력에 대한 인식개선에 많이 힘썼는데, 제가 계속 ‘위안부’문제에 대한 후속보고서를 내야 된다고 요청했더니, 자기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혜수가 있고, 오른쪽으로 돌려도 혜수가 있다”고 농담조로 이야기 하더군요. 그러면서 9년간의 활동을 마치는 소회를 말할 때, ‘위안부’문제를 예로 들어 국제기준이 바뀐 것을 얘기했습니다. 즉 2차대전이 끝날 때 전쟁 중에 일어나는 성폭력은 으레 일어나는 것, 불가피한 일이라는 인식으로 전시 성노예문제가 취급되었다면, 1998년에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의 규정에는 성노예가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로 처벌받도록 국제기준이 확실하게 정립되었습니다. 우리의 ‘위안부’문제 해결운동이 전시 성노예가 처벌받아야 되는 범죄로 국제기준을 설정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당시 제가 하도 외국 출장을 많이 다니니까 어디를 갔는지 식구들이 전혀 신경을 안 쓰더군요. 귀국을 했는데, 시어머님, 남편, 두 아이들이 모두 제가 갔다온 나라를 다 다르게 알고, “제네바 잘 갔다 왔니?” “방콕 잘 다녀오셨어요?” 이런 식으로 4식구가 모두 틀리게 얘기한 적도 있었답니다.
위안부 문제 외에도 국내적으로는 성폭력특별법,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하는 운동을 선두에서 지휘하며 해냈던 것이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대협 공동대표도 지내셨고 현재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장직을 맡고 계신데 센터를 소개해 주세요.


정대협은 제가 1992년부터 10여 년 이상 국제협력위원장을 맡아 일본군 성노예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데 앞장섰고 공동대표는 3년 동안 맡았어요. 유엔인권정책센터는 유엔의 인권제도에 대한 국내의 인식저변을 확대하고 전문성 있는 인적 역량을 길러내서 국제인권분야에서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2005년에 설립된 단체에요. 1991년에 유엔에 가입한 이래 국제사회에 대한 대한민국의 역할은 크게 신장되었지만 유엔의 정책이나 제도 등에 대한 이해나 인식은 달라진 위상에 비해 못미치는 실정이죠. 저는 2010년에 센터의 대표로 합류했는데, 2017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서 진행하는 결혼이민예정자를 위한 현지사전교육이나 국외 다문화 가족지원사업을 매년 실시하고 있고, 다양한 인권강좌와 NGO 국제역량강화 지원사업, 유엔인권이사회 모니터링 등이 주요사업입니다.

 

크리스찬으로써 여성인권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향해야될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 인권입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전통과 관습 때문에 자기의 의지대로 살지 못하고 차별과 폭력을 당해왔지요. 교회안에도 물론 성차별이 있구요. 예전에는 여자는 제도적으로 장로나 목사도 되지 못했지 않나요?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신도에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하십시오”라고만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낙태나 동성애 문제 등 교회의 관점과 인권의 문제가 충돌하는 사안도 여럿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모습대로 살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의 문제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재미교포 크리스찬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사람이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인도하시는 것은 여호와이시다’(잠언 16:9) 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계획을 자체적으로 세우더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것은 하나님이시죠. 제가 80년대 초반에 정말 2천 달러만 들고 남편과 유학을 떠나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미국유학시절에 대한 애틋함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고국을 떠나서 미국에서 생활하시는 교포분들의 남모를 고충을 잘 이해하지요. 인종차별 등 많은 인권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미국입니다. 우리 재미교포들께서 미국사회가 바르게 나아가도록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유엔인권정책센터 http://www.kocun.org

 

<신혜수 이사장>

미국 럿거스대 사회학 박사 ●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한국여성의전화 대표 ●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정대협 공동대표 ●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현 유엔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 위원회 (UN CESCR) 위원 ● 현 일본군‘위안부’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국제연대위원회 사무단장 ● 현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장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정리 심현기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부회장, (주)하이온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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