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z 광장

그라츠의 상징으로 알려진 시계탑과 대성당, 알아보니 18세기 말~19세기 초 오스트리아가 나폴레옹 군대에 패배했을때 성을 파괴하려는 프랑스군에게 그라츠 시민들은 돈을 지불하고 종탑과 시계탑(Uhrturm)을 찾아왔답니다. 문화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대단한 시민들 입니다. 15세기의 갑옷과 무기가 전시된 박물관으로 사용중인 중세 무기고(Landeszeughaus)도 유명합니다.

과거 슬로베니아인들에게 정치적, 문화적, 과학적, 종교적인 중심지였던 그라츠는 지금도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답니다. 1574년 첫 슬로베니아 가톨릭 책이, 1592년에는 슬로베니아 최초의 다국어 사전이 그라츠에서 출판되었다지요. 비록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지만 그라츠는 슬로베니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랍니다.

지멘스(Siemens)나 다임러 크라이슬러(Daimler Chrysler)등 유명한 기업들의 본사와 지사들이 있으며 해마다 그라츠 가을 박람회(Grazer Herbstmesse)에는 20만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60년대에 유학오신 조 선생님 부부, 두분 모두 메디칼 닥터인 김 선생님 부부는 은퇴하시고 나선 여행으로 오셨고, 필자 부부는 은퇴연령에도 아직 현직에 있으면서 이번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여행의 마무리 즈음에서 가이드는 저희 일행들에게 자유시간을 주었습니다. 선물도 사면서 쇼핑도 하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라고 해서 여행중 근사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쉼이며 여유로움이라는 것을 여행에서 느낍니다.

그라츠 바위산에 오르면 이 도시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하여 필자 부부는 쉴로쓰베르크를 오르기로 했습니다. 산책로와 전망대, 카페 등을 둘러보고 그라츠의 상징인 시계탑 근처에서 내려다보는 시내의 전경은 가을이 곱게 곱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유럽 특유의 붉은 지붕들과 교회의 첨탑들, 5칸의 길고도 날씬한 은빛 몸체를 가진 전차가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들 그리고 광장에는 동상과 분수와 쉴 수 있는 장소들이 즐비해 있었습니다. 길에는 요들송에서 나옴직한 앙징맞은 조끼와 긴 치마를 입은 인형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각종 문양과 색을 가진 건축물들은 이 광장에 들어옴을 반깁니다. 행상들이 솜씨 있게 만든 하양 부리의 푸른새와 붉고 큰 눈의 부엉이, 해바라기 꽃과 초록색 긴 옷에 하얀 수염을 가진 인형 등이 눈을 즐겁게 만듭니다.

무어(Mur) 강 의 인공섬(무어섬 Murinsel, Mur Isand, 세로 50미터, 가로 20미터의 인공섬)은 2003년 그라츠가 유럽의 문화 도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의미있는 건축물입니다.

강을 기준으로 상류층과 서민층의 거주지가 나누어져 있어 종종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여 그라츠시는 무어강 양안의 문화, 사회, 경제적 차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민하다가 버려진 무어강 서쪽 공터에 쿤스트하우스를 준공하여 이 건물은 도시의 명소가 됩니다. 건축물은 양쪽을 이어주고 마치 악수하는듯한 형상으로 화해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모든 길이 아름다운 도시 그라츠 입니다.<계속>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