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구이리아의 한 시장. 사진: france24.com 캡처


경제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이민길에 오르거나 단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바다를 건너 트리니다드토바고로 가다가 지난 2년간 100명 이상이 익사했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배를 타고 트리니다드토바고로 향하던 베네수엘라인 30명가량이 물에 빠져 숨졌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640㎞ 떨어진 해안도시 구이리아를 출발한 이 배의 정원은 8명이었지만, 당시 41명이 타고 있었다.

숨진 이들 중엔 베네수엘라에선 너무 비싸고 귀해진 밀가루, 쌀, 기름 등 생필품을 사러 가던 이들도 있었다.

이 사고로 조카 두 명을 잃은 훌리오 포테야는 AFP통신에 “조카들은 크리스마스를 걱정 없이 보낼 수 있도록 음식을 사러 가던 길이었다”며 “밀가루 10자루와 쌀 4자루, 기름 3∼4통, 닭고기 4∼5상자를 사서 보낼 작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물비용을 감안해도 트리니다드에서 사는 것이 더 싸고 품질도 좋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경제난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선 최근 3년여간 살인적인 수준의 초인플레이션도 동반됐다. 한때 연 100만% 단위로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 속에 서민의 임금으로는 생필품을 감당하기가 불가능해졌다. 2020년 물가 상승률도 3700%를 웃돌았다고 야권은 밝혔다.

연료난과 열악한 도로 사정 등 탓에 구이리아와 같은 지방 도시의 생필품 가격은 수도 카라카스보다 더 비싸고, 물량도 더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트리니다드의 닭고기 가격은 베네수엘라의 반도 안 되고, 양파 가격은 4분의 1도 안 돼 상인들이나 주민들은 80㎞ 바다 건너 트리니다드토바고로 간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트리니다드를 잇는 정기 선박은 운항을 멈춘 지 오래라 사람들은 밤에 몰래 운항되는 배를 타야 한다.

한편, 트리니다드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혼란으로 지난 2015년 말 이후 500만 명 이상의 베네수엘라인이 고국을 등졌다. 인구 130만 명의 작은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에도 베네수엘라 이민자 2만 5000명가량이 정착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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