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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정부는 페이스북과 같은 디지털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뉴스 사용료 징수계획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호주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며, 호주에 대해 뉴스 서비스를 중단키로 하고, 2월 중순 전격 단행했다. 이에 호주의 페이스북 이용자는 물론 호주의 페북 사용자와 친구관계를 맺고 있던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기독문화 평론가 데이빗 로버트슨 목사는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에 대한 소회를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에 최근 기고했다.<편집자>

페이스북의 일방적인 호주 서비스 중단, 게시물 90% 사라지다

난 페이스북이 싫다. 하지만 현실은 페이스북이 26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라 어떤 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가 돼 버렸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기 호주에서도 수많은 정부기관과 자선사업단체 그리고 뉴스 미디어 회사들이 날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그날그날의 사건들을 보도 또는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 역시도 지금과 같이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쓴 글을 알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페이스북에 쓴 90%의 글이 나도 모르는 새 삭제되어 버렸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는 말을 더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 믿는다. 처음에 나는 내 계정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페이스북이 아예 호주 전체를 친구에서 삭제 해버린 결과였다. 이제 그 누구도 호주에서는 페이스북에 뉴스를 게시할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이 말하는 뉴스의 의미는 꽤나 광범위해서 정신의료단체와 자선사업단체마저도 글을 게시할 수 없게 됐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돈을 쫓아가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75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며 연소득도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8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은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할까? 그들이 이용자의 정보를 광고회사에 팔기 때문이다. 그들은 링크를 통해 자신의 플렛폼에 게시되어 있는 뉴스 미디어의 기사로 이용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정작 그와 같은 뉴스를 보도한 주체들은 거대 기업의 이런 행위에 의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를 알고 있는 호주 정부는 페이스북과 다른 플랫폼 회사들이 미디어회사를 통해서 얻는 수익을 그들에게 지불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구글은 벌써 여러 미디어회사들과 이 문제를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 일로 호주 전체를 징계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호주를 중요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가 호주를 따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조시 프라이던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페이스북은 시장 독점을 막으려는 호주 법안을 시장 권력을 남용하여 대응하고 있다.”

이 문제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 문제는 교회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문제다. 보다 크게는 캘리포니아 빅테크들이 자신들이 가진 영향력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절차를 저해하고 있다는 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라나 포루하 기자는 그의 책,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 경제를 이분화하고 우리의 분별력을 흐리고 있다.”

약 20%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한다. 이것이 왜 문제되는가? 페이스북은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가 봐야할 뉴스가 결정된다. 보리스가 싫은가? 그렇다면 보리스가 세상의 악이라는 기사를 원 없이 보게 될 것이다. 정치인 니콜라 스터전(스코틀랜드 국민당 대표)이 싫은가? 페이스북이 알아서 입맛에 맞는 기사만 골라 줄 것이다. 바이든 또는 트럼프가 꼴 보기 싫은가? 걱정할 거 없다. 페이스북이 알아서 보기 싫은 뉴스를 차단해 줄 것이다. 로봇이 먹여주는 것만 먹는 멍청이 문화로 가는 확실한 길에 이미 우리는 접어들었다.

물론 페이스북의 독점 문제도 있다. 호주의 현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페이스북은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이는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 나라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난 페이스북으로부터 1월 30일에 30일간 계정에 접속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커뮤니티 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별일 아니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페이스북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내가 차단된 근거로 페이스북은 2019년 3월에 쓴 기사를 들었다. 나를 차단할 이유를 찾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내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꼬투리를 잡으려고 했던 모양이다. 깡패와 고자질쟁이의 플랫폼이 아닌가?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이 내 기사를 문제 삼은 이유다. 바로 내 글이 파시즘과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잘못된 것이 있어도 지적하지 말고 입 다물라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남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생각이 다르다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만큼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남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자신도 언제든지 침묵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철회문화(Cancel Culture)는 실재한다. 그리고 그 영향은 우리가 듣고 보는 뉴스가 독점 거대기업에 의해서 결정될 때 더욱 위험하다. 우리를 지적능력이 결여된 어린 아이로 생각하는 그 누군가에 의해서 말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대신 생각해줄 컴퓨터 알고리즘이 있으니까. 그것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해야 돈 벌기가 쉬워진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페이스북이 호주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서 합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내 피드에는 여전히 이 소식이 보이지 않지만 나는 페이스북이 우리 정부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라 믿고 싶다. 어쨌거나 나는 우리 크리스천이 빅테크 플랫폼이 걸러주는 뉴스에 의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 생각해주길 바라지 말자.

그리고 사도 바울을 따라 다른 길을 가자.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번역: 크리스천타임스=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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