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삼일교회가 전북 익산 석탄동 교회 앞에 컨테이너 박스로 마련한 참새방앗간 모습. 익산삼일교회 제공

전북 익산삼일교회(진영훈 목사)는 최근 교회 앞에 컨테이너 박스로 13㎡(약 4평) 남짓의 조그마한 '방앗간'을 마련했다. 떡을 만드는 진짜 방앗간은 아니다. 옛 방앗간이 주는 따뜻한 느낌을 살려 누구나 들러 쉴 수 있게 만든 쉼터 같은 곳이다. 이름도 '참새방앗간'이라 지었다.

진영훈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참새방앗간을 연 지 10일 정도 됐는데 많은 분이 들렀다 가셨다”며 “생수를 꺼내 목을 축이기도 하고 비치된 책을 보다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근처에 자전거 트레킹 길이 있는데 운동하다 들르시는 분도 있다”며 “택배 아저씨 등 몇몇 분은 좋은 공간에서 잘 쉬다 간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참새방앗간에는 생수 150병, 마스크, 커피, 책 등이 구비돼 있다. 모든 게 무료다. 생수는 빨리 소비될 거라 생각해 여유분을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아직 쓸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누군가 참새방앗간에 계속 생수를 채워 넣은 것이다.

진 목사는 “재밌는 게 냉장고 안에 음료 종류가 늘었다”며 “캔커피, 사이다, 콜라 등 오가는 분들이 몇 개씩 채워 넣고 가셔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새방앗간 소식을 듣고 도서 기부도 늘었다”며 “시작할 땐 200권 정도였는데 지금은 배가 됐다”고 덧붙였다.


참새방앗간 안에는 각종 도서와 커피, 생수 등이 구비돼 있다. 모두 무료로 누구든 쉬다 가며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익산삼일교회 제공


진 목사가 참새방앗간을 기획한 건 지난해 가을쯤이다. 교회에 감나무와 대추나무를 심고 누구든 감이나 대추를 따 가라고 공유했다. 진 목사는 “어떤 가족이 감과 대추를 따 가면서 '교회가 이렇게 하니까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 그 말이 짧은 찬양 같았다”며 “그분들이 예수님을 믿는지 안 믿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분들을 통해 세상과 동떨어진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이런 생각을 교인들과 나눴고, 교인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참새방앗간이 시작됐다. 애초 진 목사가 생각했던 이름은 '마을 우물'이었다. 우물은 마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동시에 놀이터 역할을 했다. 나그네가 물 한 모금 적시고 가는 곳도 우물이다. 진 목사는 “교회 권사님이 참새방앗간이란 좋은 이름을 주지 않으셨다면 '마을 우물'로 이름 지었을 것”이라며 “참새방앗간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 참새방앗간으로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익산삼일교회는 참새방앗간 2~3호점을 준비 중이다. 자전거 트레킹 길 500m와 1㎞ 지점에 정자가 하나씩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 일단 도서 문고를 하나씩 놔둘 계획이다.<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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