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를 발표하는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 사진 : 유튜브 채널 CNN 캡처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가 미성년 트랜스젠더의 성별 인식 치료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미국 문화전쟁의 산물이라며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보도했다.

동성애 등을 지지하는 성초월주의자(성소수자)들은 성 정체성을 의심하는 청소년들이 동성애자로 자라지 않도록 하려는 치료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해왔다. 아칸소 의회 의원들 역시 이같은 미성년 트랜스젠더들이 다시 원래의 성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성별 인식 치료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허친슨 주지사는 이 같은 법안을 거부, 트랜스젠더 문화에 반대하는 시민과 부모들의 의사를 반영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허친슨 주지사(공화당)는 “법안에 서명하면 청소년들의 가장 민감하고도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의사와 학부모들을 간섭하게 된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앞서 보수 성향의 허친슨 주지사는 지난달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체육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으며, 의사들이 종교와 도덕을 근거로 환자의 수술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허친슨 주지사는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의사의 의견을 듣고 거부권을 행사하게 됐다면서 “법안이 (금지 범위가) 너무 폭넓고 극단적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성 정체성 회복을 위해 치료를 받고자 하는 트랜스젠더 청소년에 대한 치료가 어려워져서, 이들은 결국 비정상적인 의료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17개 주에서는 트랜스젠더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 금지 법안이 발의된 상태인데, 이 법안은 미성년 트랜스젠더에게 성호르몬 억제제를 처방하거나 호르몬 요법, 성전환 수술을 시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아칸소주 상원은 지난주 법안을 찬성 28표 반대 7표로 가결했다.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 금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은 아칸소주가 처음이다.

한편, 허친슨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아칸소주 상원은 법안을 재의결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아칸소주에서는 단순 다수로 거부된 법안을 재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허친슨 주지사는 “법안이 재의결되더라도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문제를 재고해볼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좀 더 절제된 방안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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