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께서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선교사로서 헌신하고 헤브론원형학교를 설립하기까지의 신앙 이야기를 해주세요.


제 이름은 완순(完順)입니다. 할아버지가 계집아이를 끝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죠. 환영받지 못하는 넷째 딸로 태어난 저는 아들보다 나은 딸, 남자보다 뛰어난 여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사명감에 살았습니다. 그러다 대학시절, 인격적인 하나님을 처음 경험했고, 주님은 제 이름을 “계집 아이를 끝내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완전한 순종”이라고 새롭게 해석해 주셨습니다. 그 순종을 내 편에서 이뤄 보려는 열심은 라디오 방송 선교, 영상 선교, 문서 선교, 문화 선교로 이어졌습니다. 전 열심이 순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마흔이 조금 못 되어 저의 그 열심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소위 번 아웃이 된 겁니다. 순종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도 주님이 그동안의 제 열심을 칭찬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는 한 번도 너를 써 본적이 없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주님을 위한 헌신이 아니라 교묘한 자아추구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를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비로소 주님의 십자가에 부딪혀 본 그 날, 저는 죄로밖에 설명 안 되는 저의 실체를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죄인인 줄은 알겠는데, 내 편에서는 이 죄를 처리할 수 없다는 그 진리가 죄인인 제가 받은 사형선고였습니다. 그 목마름의 시간 끝에 주님은 갈라디아 2장 20절 말씀으로 절 구원해 주셨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주님이 제게 원하셨던 것은 예수님만을 전적으로 의뢰하는 믿음이었습니다. 제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진리가 믿어지던 날, 전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 믿음을 사랑하는 남편과 두 자녀도 함께 누리게 해 주셨고, 이제는 온 가족이 “복음이면 충분한” 선교사로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행복한 선교사의 행복한 행진을 하게 하셨습니다. 18년 전에 순회선교단 선교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저는 헤브론원형학교로 파송을 받아 선교단체를 개척했습니다. 개교 9년째를 맞이한 헤브론원형학교에서 저와 두 자녀는 교육선교사로 섬기고 있고, 남편 역시 비슷한 시기에 복음과기도미디어로 파송을 받아 복음기도신문을 발행하는 미디어 선교 영역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헤브론원형학교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몸담고 있는 순회선교단은 지난 2013년 3월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진리를 위해 싸우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을 양육하는' 헤브론 원형학교를 개척했습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헤브론원형학교에는 현재 100여 명의 다음세대(초4~고3) 선교사들이 “순종”을 소중한 전문성으로 여기고, 성경을 교과서로 공부하며 “순종의 전문가”로 자라가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공동체로 살아가는 교육선교사들은 모두 자비량 사역자로, 믿음 선교의 원리로 살아가는 순종의 전문가들입니다.

이 학교의 모든 졸업생들은 2년간의 캠퍼스 선교사로 열방의 땅 끝으로 파송됩니다. 그들은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유럽 등 10여 개 나라에서 사역해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선교 사역과 선교사의 삶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장기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을 확정짓고, 이제는 각 나라에서 장기 선교사로 사역하는 선교 현장의 젊은 일꾼들입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현장을 지키시는 선교사님들이 이들 단기 선교사들을 맞아 주셨고, WEC, OM 등과 협력하여 올해도 21명의 선교사를 열방으로 파송했습니다.

헤브론원형학교의 궁극적인 교육목표와 비젼을 말씀해주세요.

불교 고등학교를 다니던 저는 어느 날, 불상 앞에서 '합장을 안하면 반장을 할 수 없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장을 포기해야 하는 경험을 갖게된 저는 일천하지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교육현장에서 어떤 갈등을 치러야 하는지를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진짜 무서운 전쟁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자아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교육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적 가치는 우리가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한 삶'을 추구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인본주의는 “인간이면 충분하다”고 외치지요. 이처럼 '자기 부인'과 '자아 실현'의 가치 충돌 없이 성장기를 보낸 아이들이 하나님의 권위 아래에서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요? 현재 한국 대학의 복음화율은 1퍼센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대한 미전도 종족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교육입니다.

다음세대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원형의 생명입니다. 새벽이슬과 같은 주의 청년(Youth)으로 일어나 즐거이 헌신하는 세대입니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 항상 그런 아름다운 모습만이 보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믿음으로 씨름하며 순종하면, 그 속에 담긴 예수 생명, 곧 원형의 영광을 보게 되는 은혜를 누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순종의 전문가를 보게 됩니다.

사울은 유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순종입니다.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었던 메시지가 기억납니다. 우리 하나님은 유능한 분이 아니라 전능하신 분입니다. 바로 전능한 하나님을 아는 것이 유능함이지요. 전능한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뢰하는 자는 자신이 무능한 자임을 인정합니다. 사실 순종의 전문가를 기른다는 말은 이 시대의 가치와 역행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그들의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헤브론원형학교가 아주 특별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사를 양성하는 학교이니까요.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사라면, 그런 그리스도인을 배출하는 헤브론원형학교는 결코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이시고, 그 분이 나를 위해 죽으셨다면, 그 분을 위한 나의 그 어떤 희생도 대단할 수 없다” C.T 스터드 선교사님의 고백은 우리를 일깨워주고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는 것이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고백을 우리의 다음세대들에게서 듣습니다. 주님은 이들의 순종을 통해 속히 오실 것을 믿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기억에 남는 학생들의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면접 중이었습니다. 면접을 하러 들어온 이 학생은 면접관인 저희 눈을 쳐다보는 건 고사하고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선교지를 옮겨 다니면서 현지 학교를 다녀야했던 이 학생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친구도 하나도 없는 외로운 땅에서 이방인이 겪어야 하는 모든 시련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습니다. 욕설과 돌팔매까지도… 그러면서 점점 게임중독과 대인 기피 증상을 보이던 아이는 마침내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저주도 서슴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 우리 부모님을 선교사로 만들어서 나를 이 지경이 되게 했느냐”는 하나님을 향한 울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현장을 방문했던 단기 선교팀을 통해 이 학생에게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이후 그는 한 집회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간청해서 헤브론원형학교 입학 면접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이 학생에게는 헤브론원형학교가 꼭 필요하다” 당시 면접관들이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처음 아이를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학생은 제게 하나님과 사랑에 빠진 다음세대의 영광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인입니다. 말씀과 기도가 어떻게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지 곁에서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등하교 때면,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목청껏 외쳤습니다. 방학 중엔 아파트를 뛰어 다니며 1,000장이 넘는 전도지를 나누었습니다. 주님과 교제하는 기도시간을 가장 행복해 하는 아이였습니다.

이제는 졸업을 하고 T국에서 캠퍼스 선교사의 신분으로 장기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무슬림인 나라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밝히고,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에 기꺼이 자신을 드렸습니다.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의 명단을 기도 수첩에 빼곡히 적어 그들을 위해 중보하는 그 열매가 반드시 맺힐 것을 믿습니다.

헤브론원형학교는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해 부르심을 입은 다음세대들이 선교사로 자신을 드리는 것이 입학 자격 조건입니다. 나중에 커서 선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학생 선교사요. 헤브론원형학교를 선교지로 여기며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으로 살아갑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진리를 위해 싸우는 순종의 전문가”가 저희의 인재상입니다.
마침내 졸업을 하면 열방의 용감한 정예병이라는 이름으로 열방에 파송됩니다. 이들은 2년간의 단기 선교를 통해 타문화와 언어 훈련, 전도와 교제 등을 통해 장기 선교사로의 부르심을 확정짓는 과정을 밟습니다.


헤브론원형학교

처음 캠퍼스 선교사로 이들을 열방에 파송할 때는 모든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을 선교사로 여겨주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기꺼이 받아주신 장기 선교사님들이 계셔서 그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한류 바람에 힘입어 T국 캠퍼스에서 시작한 한글 학교는, 교회 개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교회는 이제 국제 공동체가 되어 현지의 어린이들로부터 청년들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청년 부흥을 꿈꾸며 심었던 L국의 기도는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찬 청년 기도모임으로 성장해 매번 2,30명이 비밀리에 모여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신앙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C국에서는 청년들을 눈여겨 보던 현장 선교사님이 자신이 섬기던 학교의 학생들의 신앙 집회를 이들 청년들에게 맡겼고, 집회에 참석했던 현지 학생들이 모두 선교사로 헌신하는 은혜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 일은 헤브론원형학교와 현장의 학교들이 연합하여 교육선교사들의 국제적인 교류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벽 이슬같은 주의 청년들의 순종으로 통해 우리 주님이 속히 오실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 다음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입니다. 복음이면 충분합니다.

교장선생님의 기도제목과 좋아하시는 성경구절를 말씀해주시고 COVID-19으로 어려움과 시련속에 있는 재미교포들에게 신앙의 메세지를 전해주세요.


최근 5박 6일 동안 성경을 일독하면서 큰 은혜를 누렸습니다. 주님의 교회가 정녕 이기는 교회임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핍박과 박해가 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고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 속에서 머리되신 그리스도로 인하여 주님의 교회는 항상 승리합니다. 예수님 따라 가는 길에 고통과 아픔이 있지만, 고통과 아픔이 예수님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꿈은 문제를 해결하고 소원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아는 것이고 마침내 그 분을 뵈옵는 것입니다. 그 믿음으로 달려가는 진정한 교회된 여러분과 이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고후 1: 20)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이 약속하신 언약을 반드시 성취하실 겁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영광을 구하는 우린 진짜 행복한 교회입니다. 마라나타! 감사합니다.

헤브론원형학교 Website: theschoolhebron.org Email: hebronschool@hanmail.net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정리 안창희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부회장, 광교마루샤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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