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연희 교수님. 교수님은 대학에서 가르치시면서 상담도 하고 계신데요, 지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가장 힘들어한다고 여겨지시는지요?


두려움이죠. 인간은 먹고 자는 기본욕구 다음으로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크기에 안전이 위협당할 때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모두에게 죽음으로 다가온 코로나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죠. 그 다음에 찾아온 것은 그 안전을 위해 세상과 차단된 채 혼자 겪어야 한다는 단절감입니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교회와 직장, 친구관계 등이 단절되면서 고통당하는 동안 혼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다행인 것은 사람들이 사이버상의 연결에 익숙해지고 있던 와중에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어서 SNS, 카톡, 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 방법들이 더욱 활성화되어 적지 않게 도움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세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갈등도 생겨나는데요. 건강한 가족관계를 위한 제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죠.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적절한 분리와 연합, 즉 따로 놀기와 함께 하기, 독립성과 상호의존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가정에서 구성원들이 각자 일하는 시간과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적절히 균형 잡아가야 합니다.
두번째는 소통의 기술입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가가기, 관심갖기, 공감하기 등 적절한 소통의 기술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교회 역시 비대면으로 전환한지 오래되면서 교인들도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만나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나누던 구역모임들이 비대면 모임으로 바뀌면서 힘든 점들이 있습니다. 건강한 비대면 소그룹 소통방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교회내 구역모임이나 소그룹들은 먼저 새로운 소통방식인 줌같은 기술적 변화에 대해 열려있어야 합니다. 이는 소통의 기본인 보여주기, 즉 얼마나 열려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새 변화가 궁금하고 해 보려 하는 마음이 있으면 성장합니다. 그렇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닫혀 있으면 소외되고 멀어지게 됩니다.

비대면 방식으로 모임을 진행할 때 리더나 발언자 입장에서는 참여자들이 화면을 꺼 두거나 아무 반응이 없으면 벽 보고 혼자 떠드는 것 같이 김이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구성원들의 리액션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화장 안 하거나 외모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안 들어오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대면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지지만 참여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리더들은 다양한 컨텐츠로 알찬 준비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장 당부하고 싶은 것은 매너, 곧 기본적인 사회적 표현기술입니다. 가령 카톡을 받으면 잘 받았다고 간단한 답장이라도 보내는 것 같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최소한의 기본 리액션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으로 관계를 쌓는 것은 시간도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이구나'하고 일단 인정하고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으니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장거리 연애하는 기분으로 서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대면예배를 고집했던 교인들이 비대면방식 도입 이후 개인적 스트레스와 신앙적 슬럼프를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대면방식에 적응하고, 이들을 돕는 교회 사역자나 리더, 교인, 친지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어차피 겪어야 할 사회적 거리두기에서의 비대면방식 만남이니 마음을 바꾸시고 장거리 연애하는 느낌으로 더 자주, 더 다양하게 최선을 다해 만나셨음 좋겠습니다.

신앙인은 슬럼프나 은혜가 안 된다는 말을 하면 안될 것 같지만 우리는 모두 은혜가 안 되는 날도 있고, 신앙적 슬럼프를 겪을 때도 있습니다. 현장예배와 비대면예배가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사역자나 공동체 리더들은 신앙적 슬럼프를 겪고 있는 분들께 '그럴 수 있지' 또는 '나도 그럴 때가 있어'라는 등의 공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 공감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라는 말씀도 하시는데요. 그 사람이 느끼는 슬럼프나 감정은 그냥, 감정이고 슬럼프인데 '그것이 나쁘다거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여기기에 공감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못된 것을 빨리 고쳐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공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나 일단 '공감해 주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공감에서 출발해서 꽉 찬 상태의 김이 살짝 빠지면 스스로 해결책이 나오게 마련이니까요. 이 점을 잘 유념하시고 공감으로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집콕으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고, 또 본인이 우울증인지 분간할 수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울증 체크리스트와 벗어나기 위한 대안들을 부탁합니다.


사실 저희에게 상담하시는 분들 중에는 우울증이 없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해달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우울증이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의 원인에서 외부적 요인들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습니다. 먼저 신체적 건강을 위해 음식과 유산소운동을 한다든지, 정서적으로 좋은 생각을 한다든지 영적으로는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말씀으로 깨닫는 것도 좋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집콕생활로 인한 우울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산책이나 유투브를 보면서 춤을 추거나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요, 특히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 합니다. 이와함께 스스로 자신에게 하는 긍정적 격려(Self Talk: '잘했어', '잘 하고 있어'등의 말)를 소리내어 자주 하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듣고픈 긍정적 말을 스스로에게 소리내어 자주 들려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지금 같은 코로나시대에도 힘든 점들 못지 않게 얻을 수 있는 유익이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상담자로서 사모로서 또 개인적으로 생각되는 유익이 무엇일까요?

먼저 제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철저히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못 만나고 직장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오직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시간이 되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명해지더라구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던 지난해 3월 첫 주일에 저희가 사역하는 RPG지구촌교회가 5년간의 건축공사를 마치고 입당예배를 드렸는데 바로 그 다음주부터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얼마후 예배가 재개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못 나오고 계시는 성도님들이 많습니다. 그제야 깨달은 것은 중요한 건 성전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나님과 나와의 개인적 관계와 예배가 목숨처럼 지켜야 하는 것임을 철저히 깨닫게 된거죠.

전공이 상담학이신데 선택하게 된 계기와 향후 비전을 말씀해 주십니오.

제가 처음 고2때 교회를 가게 된 계기가 동생이 눈에 장애가 있었는데 '예수믿으면 구원받는다'는 말을 듣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상담학을 하게 된 것도 동생 때문에 장애우기관에 자원봉사를 다니며 그들을 돕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공을 상담학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구원은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어둠에 있는 사람들을 빛으로 인도하기 위해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비전은 하나님께서 제게 하라고 하신 일이니 대학에서 가르치고 글 쓰고 상담하고 위로하고 또 사모로서 성도들을 세우는 일 모두 잘 감당해 나갔으면 합니다. 또한 지경이 더 넓어져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담·정리 최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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