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받아 든 북한 성도. 사진: 유튜브 채널 Voice of the Martyrs Korea 캡처

성경을 받아 든 북한 성도. 사진: 유튜브 채널 Voice of the Martyrs Korea 캡처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인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침묵의 신앙'으로 가족들 간에 은밀히 신앙을 전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4일 보도했다.

미국 오픈도어 선교회는 “'너의 영생은 여기에서 시작한다'-한 북한인 어머니가 침묵을 깨다”라는 글을 통해, 북한 기독교인들이 '침묵의 신앙(Silent Faith)'을 지키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신앙을 가지면 삼대가 감옥에 갇히고 정신적 육체적 고문을 당하며 목숨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족의 비밀'을 알려주거나 끝까지 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커리 오픈도어 회장은 “북한에서 가족들이나 자식들과도 개인의 영적인 삶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느끼는 추세가 분명히 있다”면서 북한에서 신앙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도 어려운 일이며, 당국이 어린이들을 계속 세뇌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성경을 소지하고 읽는 사람을 고발해 보상받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오픈도어는 북한에서 가족 간에도 신앙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계속되는 세뇌'다. 북한 주민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루종일 방송과 확성기를 통해 김씨 가족을 경외하도록 세뇌당하고, 기독교인들은 사악한 첩자라고 배운다.

둘째, 신앙이 발각될 경우 너무 위험하다.

세째, 북한 내 기독교 가정들이 박해를 통해 많이 해체됐기 때문에 신앙 전수가 안된다.

하지만 오픈도어는 기독교 가정 출신 북한인들 수천 명을 직접 지원하면서 “하나님이 이들 가정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계속 발견한다”고 밝혔다. 박해와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북한 내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일부 기독교 신앙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 신앙을 나누는 사례들

오픈도어는 북한 주민들 중 조부모나 부모가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뒤 신앙에 대해 서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 50대의 탈북자 이주찬 씨는 1990년대 후반 탈북한 뒤 중국에서 어머니를 만났다. 일제시대 때 기독교를 믿게 된 어머니는 중국에서 이 씨에게 처음으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과 기독교의 핵심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이 씨를 보호해 줄 것이라며 세 시간 동안 소리를 내어 기도했다. 어머니는 바로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북-중 국경에서 경비대에 의해 살해됐고, 이 씨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한국에서 목사가 됐다.

△ 탈북자 김상화 씨는 12살 때 북한 집에 있던 장에 숨겨져 있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내용이 불법적이며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 김 씨는 '선생님이나 보위부에 고발할 것인지' 15일간 고민했다. 그 후 아버지에게 사실을 말하자 아버지가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해줬고, 이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성경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 탈북자 최영숙 씨는 어렸을 때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성경 내용을 두고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이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됐고, 풀려난 뒤 가족들은 시골로 추방됐다. 최 씨는 하나님을 믿으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간직했고, 이후 성인이 돼 중국으로 탈출한 최 씨는 처음으로 성경을 읽고 교회에 출석했다.

오픈도어는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에 20년 연속 북한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 1위에 올렸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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