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위치한 유명음악대학인 줄리어드 음대(The Julliard school)에 플루트 전공으로 이희원 학생이 전액장학생으로 선발돼 화제다.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이더라도 “줄리어드 음대”라는 이름은 한번 쯤 다 들어봤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문 교육기관이다. 올해 학사, 석사 과정 중에 유일하게 2명의 플루트 전공자를 선발하였는데 이희원 학생이 한국인으로써 당당하게 합격한 것이다.

예술고등학교 출신도 아니고 플루트 콩쿨 대회 수상경력도 전무한 이희원 학생이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희원 학생은 그 외에도 Johns Hopkins Peabody University, Mannes The New School, Manhattan School of Music에 합격했다.

용인 수지구 상현동에 소재한 중앙예닮학교 1회 졸업생인 이희원 학생의 인터뷰를 만나보자.

1. 플루트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희 가족 중에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취미용으로 사셨던 플루트를 장난감처럼 만지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아버지께서 악기 배우는 것을 강조하셔서 플루트를 선택하게 되었죠. 동생은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저는 플루트가 좋았습니다. 내 호흡에 따라, 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2. 플루트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플루트는 똑같은 음을 연주하더라도 다채로운 음색을 낼 수 있어요. 자율성이 크다고 할까요?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려운 악기이고 기복도 심해요. 가끔은 그런 플루트에 특징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저는 그런 플루트의 특징 때문에 도전의식이 생겼어요. 연구가 많이 필요한 악기라고 생각해요. 또 그것이 가장 큰 매력이죠.

3. 입시를 준비할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곡을 처음 접할 때가 제일 힘들어요. 음악적으로 이해가 안되면 연습 자체를 못해요. 공부를 하듯이 음 하나 하나를 다 외우고 충분히 감정적으로 소화해야 시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노래를 충분히 듣고 나만의 해석을 한 뒤에 연습을 시작해요. 기술적 어려움이 있어도 노래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극복이 가능해요. 저는 음악가는 철학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생각과 해석을 담아 연주해야 내 노래가 된다고 생각해요. 기술자가 아닌 철학가가 되어 최대한 나만의 연주를 하려고 노력해요.

4. 줄리어드를 목표로 한 이유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 한국대학과 해외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한국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났을 때 너무 기계적으로 정확한 음을 내려고 노력하고 기술적인 접근만 하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해외대학들은 음악적 표현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저와 더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줄리어드를 목표로 한 것은 세계 최고의 음대라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중앙예닮학교에서 목표는 커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허황되 보일 수도 있지만, 실력에 맞추어 목표를 계속 떨어트리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그럼 노력의 목표치도 계속 떨어지게 되잖아요. 만약 제 목표가 줄리어드가 아니었다면, 절대 줄리어드에 못 갔을꺼예요. 잘 안되더라도 최고의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5. 앞으로의 각오와 다짐이 있나요?
줄리어드에 입학하여 주변 분들이 제가 굉장히 여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부담은 더 커졌어요. 이제는 최고대학의 학생이니 더 많은 연습량도 필요하고 더 수준 높은 곡도 도전해야 해요. 입학 전에 이미 많은 과제도 있고요.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너무 기대됩니다. 또 스스로 잘 따라갈 수 있을지도 시험해 보고 싶어요.

6.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기독교 대안학교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장단점이 있었나요?
저는 기독교 신앙인이기 때문에, 기숙학교인 중앙예닮학교 진학을 선택 했습니다. 예고는 학교에서 계속 밀어주고 당겨주는 느낌이랄까요? 개인 연습보다는 훈련을 계속 해야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중앙예닮학교는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해요. 공부뿐 아니라, 악기연습도 마찬지에요. 학교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전하는 것을 계속 점검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중요한지 몰랐는데, 인생에 가장 큰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우리가 평생 고등학생일 수 없잖아요. 곧 대학도 가고 사회로 나가야 할텐데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요. 자전거 탈 때도 계속 밀어주지 않고 밀어주다가 어느 순간 놓잖아요. 스스로 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또 넘어지면 일으켜 주는 교육을 받았어요. 멘탈이 터진다고 할까요? 연습하다보면 정말 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선생님들이 기도로 격려해 주어 큰 힘이 되었어요.

7. 가장 좋아하는 플루트곡이 있나요?
샤미나데의 플루트 콘체르티노를 좋아해요. 음악적 흐름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느꼈어요. 음악의 정석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태어나 죽기까지의 삶을 표현한 것 같았어요. 희노애락을 완벽히 다루고 있죠. 특히 마지막에 처음 파트가 반복되었다가 화려하게 마무리 되는 부분을 연주할 때는 전율을 느낍니다. 저를 지도해 주셨던 교수님도 제가 연주할 때, 이 곡만큼은 플루트의 대가의 연주를 듣는 것 같다고 칭찬해 주었어요.

8. 줄리어드에 입학한 나만의 비결이 있나요?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만족이 있어요. 내가 힘들다고 느낄 때마다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벽하게 몰입하는 순간을 즐겼어요. 1주일 정도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실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절벽 앞에 선 것 같은 절망감을 느끼거든요. 그때는 많이 울었어요. 정말 최선의 노력을 해 본 사람은 그 눈물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꺼예요. 제가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 눈물이 부끄럽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분이 하나님이고 앞으로 내 삶을 하나님이 책임지실 것이다.” 고백하고 다시 일어서게 되지요. 그러면 실력은 성장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인성과 태도는 분명 성장해요.

9.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지금은 구체적인 꿈이 없어요. 꿈이 없다고 나쁜 의미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은 있지만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의미예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단원, 솔리스트... 무엇이 되어도 좋아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나의 재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데까지 극한의 노력으로 도전해 보고 싶어요. 대학에 들어간 것은 노력의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곳에서 더 넓은 세상을 나아가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과 경쟁하며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이 현재 저의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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