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하라, 그러나 겁을 먹지는 말라

목회자들이 직면한 압박(pressures)을 경계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너무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 양떼의 마음과 정신을 똑바로 지켜주기 위해서 싸우는 일은 목회자에게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예수님은 일찌기 늑대가 양을 채가고 흩을 것이라고 경고하셨다(요 10:12).


바울도 에베소 장로들에게 양떼를 아끼지 않는 '사나운 늑대들'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행 20:29-31). 목회자에게 '늑대'가 주는 위협은 결코 새로운 게 아니다.
새로운 건 이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한 마리 양은 말 그대로 수백 만 마리 늑대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단지 클릭 몇 번에 양은 늑대들이 가져다주는 노골적이거나 은밀한 위험에 바로 노출될 수 있다. 목회자가 이 모든 늑대들을 상대로 양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목회자가 그렇다고 교인들의 인터넷 활동 기록을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수백 명의 교인인 경우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검색창은 우리 시대가 만난 영적 전쟁터이지만, 일대일 전투에서 마음과 정신을 위한 싸움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신앙생활에서는 숨겨진 전쟁터이기도 하다.
설혹 목회자가 이 싸움에 뛰어들어서 교인들을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경우에도 100명의 교인이면 100개의 다른 전쟁터가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온라인 생활은 다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오래지 않아 목회자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검색창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특징인 '보이지 않음'을 훨씬 더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특징을 가진 '전염병 시대'에는 상황이 더 나빠진다. 격리된 상태에서 기독교인들은 완전한 온라인 존재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 담론이라는 독이 든 우물에서 자꾸 물을 퍼서 마시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독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의미있는 전통적 기독교인의 신앙 습관 형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인터넷 환경 속에서 이제 기독교인은 온라인을 집이라고 부르며, 아예 그 집이 원하는 형태의 기독교인으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목회자들이 양떼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독점적인 영향력을 요구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그런 식의 위험한 접근 방식은 또 다른 문제들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문제는 인터넷 시대에 양들이 사방팔방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이를 목자라고 생각하면서 따라간다. 그 목자도 누가 따라오는지 모를 뿐 아니라 관심도 없다. 게다가 이런 경우 대부분의 경우 목자라고 생각했던 이는 늑대로 밝혀지기 십상이다.

목회자들은 여러 가지 위험한 이데올로기적 방향으로 끌려가는 양들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양들의 일부는 극좌파로, 또 일부는 극우파로 향하고 있다. 조만간 빌 게이츠가 주도한 “코로나 사기(scamdemic)”의 일환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나겠다는 협박이 담긴 이메일을 보수적인 교인으로부터 받는 목사들이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메일을 받고 한 시간이 흐른 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주간에 말한 내용에 대해 교회가 충분히 분노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교회를 떠날 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어느 진보적 교인을 같은 목사가 상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은 많은 목회자들에게 패배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피차 이질적으로 형성된 무리에게 일관된 기독교적 정체성(Christian formation)을 이끌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도대체 있기는 한 것일까?

TGC Korea 복음연합=크리스찬타임스


Brett McCracken
브랫 맥크레켄은 미국 TGC의 편집장으로 Southlands Church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으며, 'Hipster Christianity: 를 비롯하여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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