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사진: 유튜브 채널 RT 캡처


중국공산당의 충성심을 입증할 보고서 대필업체 수백개가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공산당이 당원들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을 연구해 보고서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자 보고서를 직접 쓸 마음이 없는 간부를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모범답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 대필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광고를 올린 한 업체는 28위안(약 5000원)부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신을 '왕'이라고 밝힌 해당 업체의 운영자는 이미 지난 1일 시 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 관한 보고서도 만들어놓았다고 밝혔다. 관영 매체에서 10년간 일했다고 주장하는 '왕'이 작성한 보고서는 공산당 전문 용어로 가득채워져 있으며, 시 주석 연설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함께 의뢰인의 직책과 관련한 특정 분야에 대한 분석, 당에 대한 충성맹세를 담았으며, 시 주석의 연설이 향후 자신을 어떻게 고무시킬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왕'은 “간부의 소속 지역과 계급, 분야에 맞는 맞춤형 견본을 제공한다”고 밝혔는데, 최근 펼쳐진 공산당 역사교육을 비롯해 기율검사에 대처하는 법, 자아비판까지 지도부의 핵심정책에 대해 다룬 견본 보고서가 4만개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98위안(약 15만9000원)부터 시작하는 연회비를 낸 회원의 경우는 모든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일 수십명이 자신의 보고서를 구입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많은 보고서를 제출해야하는데 비서가 없는 낮은 계급의 간부들이라고 전했다.

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수백개가 중국 온라인에서 영업 중이라고 전했다.

자신을 산둥 지역 은퇴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대필업자 '선'은 “맡은 업무와 보고서의 성격을 말해주면 맞춤형 보고서를 24시간 내 제공한다. 비용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선'은 9.9위안(약 1750원)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 워터마크 제거 안해 걸리기도… 공산당도 이런 관행 문제삼아

한편, 어떤 이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보고서에 찍힌 워터마크마저 제거하지 않고 제출해 걸리기도 했다.

공산당도 이러한 관행을 문제삼고 있고 감찰기관에서도 적발된 이들에게 경고서한 발송, 인사기록 반영 등의 조처를 하며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과중한 업무에 치여 시간이 없는 많은 낮은 계급의 간부들은 대필 보고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선전시 관리는 “너무 많은 보고서가 쌓여있고 너무 많은 위챗 단체방의 메시지에 답을 해야하며, 너무 많은 이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야한다”고 토로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이러한 '형식주의'는 어느 곳에나 있지만 중국의 톱다운 레닌주의 체제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서 “일부 간부들이 하급자의 보고서 대필 의뢰 관행을 용인하는 것은 그들 역시 그러한 보고서의 가치를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시진핑 권력 한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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