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과 한류, 코로나가 북한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 복음기도신문


북한이 이달 초 마약 범죄 특별법을 신설하고, 작년 12월에는 한류(韓流) 처벌을 강화하는 '반동사상 문화 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마약과 한류가 북한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 주민 30% 이상, 마약 상용… 약 대신 만병통치약 노릇

조선일보는 북한 주민의 30% 이상이 마약을 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전역에 마약이 퍼지게 된 것은 1990년에 북 정권이 외화벌이용으로 청진과 함흥에서 마약 공장을 운영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국 등 눈치를 보느라 밀수출을 줄이는 사이 제조 기술이 북 전역으로 퍼졌다.

북한은 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마약이 복통·치통·신경통·부인병 등을 다스리는 만병통치약이 됐다. 지금은 잠을 쫓고, 뇌졸중을 예방하고, 미용과 신체 능력을 높이는 데도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전문가인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필로폰은 북 내부에서 '레드불(에너지 음료)'처럼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약품”이라고 했다.

마약 단속을 하던 탈북 검사는 “북 주민의 30% 이상이 아편과 빙두(얼음·필로폰) 등 마약을 상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 세계 유통 마약의 70% 이상을 생산한다는 아프가니스탄의 마약 사용자를 3%대로 추정하는 수치의 10배 이상이다.

그는 “일곱살짜리가 마약 하는 것도 봤다”면서, 구하기 쉽고 투약에 거부감도 적으니 생일·명절 선물과 승진용 뇌물로도 이용된다며 “마약에 취한 청소년들이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몇 년 전에는 14~17세를 수감하는 소년교화소를 늘려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北 청소년, '코로나 방학' 한류에 빠져… 한국 말투‧행동 모방

또한, 온갖 집회와 노동력 동원에 시달렸던 북한 청소년들이 코로나 사태로 장기 방학에 들어가면서 생겨난 '시간'으로 한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의 통제로 집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빠지기 딱 좋은 상황이 됐다. 게다가 과거엔 CD나 DVD로 보던 것을, 지금은 손톱만 한 SD카드를 휴대전화에 꽂아서 보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위험도 적어진 것도 한 이유가 됐다.

20대 탈북민은 “북에선 '조국을 사랑하자' 말고는 가족끼리도 사랑이란 말을 잘 안 쓰는데 한국 드라마가 '사랑한다'는 표현을 퍼지게 했다”고 전했다.

애인에게 '자기야'라는 문자도 보내기도 하고, 생일 밤에 촛불을 켜고 소원을 비는 젊은이들도 생겨나기도 했으며, 한류는 세련됐고, 북 선전물은 촌스럽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정일 사망일에 모여 추모 대신 한국 아이돌 춤을 추는 MZ 세대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동신문은 최근 '평양 문화어' 사용을 강조해, 그만큼 한국 말 침투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北 한류 일등공신… 김정일과 김정은

이런 한류의 바람의 일등공신이 김정일과 김정은이라고 조선일보가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일이 고난의 행군을 모면하려고 어쩔 수 없이 풀어준 주민 이동과 시장 통제를 통해, 북·중 국경을 넘은 한류 CD가 날개 단 듯 내부로 확산했다.

영화광인 김정일부터 한국 영화와 드라마, 한국 가수 노래에 빠졌다. 김정일 애창곡은 '사랑의 미로'였으며, 이를 평양 간부들이 앞다퉈 불렀다. '가택 검열'을 받지 않는 간부 자녀부터 밤새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자랐다.

김정은은 집권 초 미키마우스가 나오는 북 공연을 봤으며, 2018년 평창에 보낸 북 공연단은 'J에게'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을 불렀다. 그해 평양을 방문한 한국 걸 그룹 멤버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래 놓고 최근엔 K팝을 '악성 암'으로 규정하고, '반동 배격법'으로 사형까지 처하는 엄벌을 공언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북 정권… 코로나, 한류, 마약이 주민의 몸과 마음 망친다고 봐

한 고위 탈북민은 “북 정권은 마약과 한류가 주민의 몸과 마음을 망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문화가 가진 선동·선동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북 정권은 노예나 다름없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시민'이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주민들이 한류를 자꾸 보고, 듣고, 나누면서 북 체제 모순을 공유할 수 있고, 한국처럼 살아봤으면 하는 욕망이 꿈틀거리면 불만은 더 커진다. 여기에 자유를 알게 되면 용기와 배짱이 생긴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MZ 세대는 배급을 받아본 적이 없는 당 통제가 잘 먹히지 않는다. 이를 두려워하는 북 선전 기관들은 최근 “청년 세대의 사상적 변질이 사회주의를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2030 세대의 '인간 개조'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기존 대북 제재에 김정은의 비이성적 코로나 통제가 겹치면서 아사자가 나왔다는 소문까지 돈다. 25년 전 고난의 행군 때와 달리 북 주민들은 한류를 통해 외부 세계를 알고 있다. 마약은 가뜩이나 취약한 북한 사회를 좀먹고 있다. 코로나와 한류, 마약은 김정은 체제의 당면한 과제이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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