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대면예배로 폐쇄 명령을 받은 부산 세계로교회가 이 조치를 멈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 유튜브 채널 JTBC News 캡처


최근 정부의 현장조사 결과, 우리나라 교회의 16%에 해당하는 1만여개의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정치방역으로 교회가 사실상 문을 닫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자가 격리자 관리 현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상황' 확인을 위해 1만 6403개 종교시설 현장조사 결과, 무려 16%에 해당하는 2693개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교회를 6만여 개로 추정한다면 1만개의 교회가 사라진 것이다.

이 조사는 정부와 지자체가 점검 인원 7411명을 동원해 지난 10월 3일 주일 예배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현장 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1만 3355개소로 82%였고, 비대면 예배를 시행하는 교회가 351개소로 2%였으며,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는 교회가 2693개소로 약 16%에 달했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는 12일 '아직도 예배를 못 드리는 교회, 그 원인을 찾아야: 정부의 '정치방역'으로 1만여 개 교회가 사라진 것은 아닌가?'라는 논평을 내고 위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상당수의 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비율로 계산하면 한국교회 전체를 약 6만 곳으로 보았을 때, 9600여 곳에서 예배가 중단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회는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온라인 예배', 7월부터 '비대면 예배'를 강조해 왔다. 이를 위반할 시 무거운 처벌을 하겠다고 하니, 한국교회의 예배가 초토화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나마 교계 일부에서 노력해, 올해 7월 법적 판단을 받았다. 비대면 예배는 문제가 됐고, 매우 제한적이지만 현장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일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며 “예배 없는 교회는 존립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계와 각 교단, 지역 교회 연합회는 협력을 통해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이 정부가 무리하게 교회 예배를 제한한 원인이 아닌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부산시 강서구청으로부터 특별방역대책을 위반했다며 교회시설 폐쇄조치 명령을 받았던 부산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도 지난 10일 주일예배에서 이번 조사결과를 공유했다. 손 목사는 과도하게 교회를 압박한 정부의 책임과 그 앞에 예배를 포기한 대형교회의 책임을 묻고, 그 어떤 것보다 예배에 우선순위를 두고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한편, 언론회는 “현재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도 교회를 타깃으로 예배 문제를 간섭할 수 있다.”며 “각 교단 가을 총회에 나타난 지표를 보면, 대부분 교단들에서 교세가 지난해부터 현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도 정부의 교회 탄압 때문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가 코로나를 빌미로, 예배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권력에 양보하거나 밀리는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교회는 단순히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사업장이나 종교놀이를 하는 곳이 아니라,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전하는 신성한 곳이다. 또 구원을 선포하고 이뤄가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임재하시는 곳”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교회의 존재 이유 가운데 중요한 예배 문제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식으로 해석하고, 비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며 “한국교회는 지난 2년간 상당수 교회에서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일들을 계속해선 안 된다.”며 “이미 연합기관들 가운데 이를 염려해 정부 측과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더욱 강력하고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우리는 예배 문제를 누구에게 위임할 수도 없고, 의지할 수도 없다. 또 기대할 수도 없다. 오직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서 예배의 중요성을 확실히 해야 할 때”라며 “예배를 드리지 못해 존재감을 상실한 교회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정말 하나님 앞에서 애통한 심정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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