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조직의 타깃이 되고 있는 멕시코의 어린이들.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 pixabay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 미성년자들이 가입해 미성년 조직원이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총기 사용을 물론, 살인에 동원되고 있다.

멕시코의 소년범 교정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레인세르타'가 보고서를 통해 멕시코 전역의 소년 교정시설 7곳에 수감된 10대 89명을 만나 이들이 카르텔에 몸 담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고 A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레인세르타는 89명 중 67명이 카르텔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이들이 카르텔과 접촉했을 때의 평균 연령은 13~15세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학업을 중단했으며, 어린 나이부터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멕시코 아동인권단체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2000∼2019년 사이에 2만 1000명의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살해됐고, 7000명이 실종됐다. 또한 2019년까지 마약 조직이 끌어들인 미성년자들은 3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카르텔, 눈에 덜 띄고 성인보다 처벌 가벼운 미성년자들 노려

카르텔은 미성년자들이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고 성인보다 처벌도 가볍다는 점에서 영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 멕시코에서 소년범의 형량은 대개 3∼5년이다.

특히 취약계층 아이들이 더 쉬운 타깃이 된다.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의 빈곤 가정 출신인 하코보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어느 날 한 이웃이 그에게 “돈을 벌고 싶지 않냐”는 당연한 질문에 그는 12살에 마약 카르텔의 청부살인업자가 됐다.

그러나 하코보가 청부살인으로 번 1500달러는 오래가지 못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려 마약에 손을 댔다. 그는 10대 중반에 이미 경쟁 조직원을 고문하고, 사람을 죽여 시신을 절단한 후 처리하는 일까지 맡았다.

고아원에서 탈출한 후 거리에서 살던 오를란도 역시 시날로아 카르텔의 지시를 받아 살인 임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시카리오'가 됐다. 그는 10살부터 16살 때까지 죽인 사람은 모두 19명에 달한다고 고백했다.

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오를란도는 “사람을 죽이는 것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카르텔, 쓸모없어진 10대 조직원을 '일회용'처럼 쉽게 제거

또한 범죄조직들은 더는 쓸모가 없어진 조직원들을 쉽게 '제거'하고 있다.

하코보는 사람 많은 곳에서 누군가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목격자가 많았으니 곧바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고 추적을 피해 숨은 그에게 조직이 은신처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를 없애려고 파놓은 함정이었다.

하코보가 조직과 약속한 장소에 나타나자 총알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살인 혐의로 4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인 그는 카르텔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

레인세스타의 연구원인 마리나 플로레스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퇴학되는 즉시 범죄 조직에 이끌려 종종 또래 아이들에 의해 카르텔에 합류하게 되며, 이는 아이들이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소속감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레인세르타는 청소년의 카르텔 합류를 막기 위해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고, 교육과 오락 기회를 더 늘려주는 한편, 가정폭력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르텔에 가담한 미성년자들의 명단을 만들어 관리하고 심리 치료나 약물중독 치료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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