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을 앞두고 제한적 대면예배 허용에도 예배 자체를 드리지 못하는 '잠자는 교회'를 깨우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회언론회 관계자는 20일 “방역 당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제한적 현장예배가 시작된 지 수개월 지났지만 예배를 전혀 드리지 않는 교회가 상당수 있다”며 “위드 코로나가 되면 이들 교회를 회복시키는 노력이 필요한데 지난 가을 총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교회언론회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배포한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를 근거로 한국교회 6만여개 중 16%인 1만곳 가까운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추산했다. 지난 5일 중대본 보도자료를 보면 주일인 3일 점검 인력 7411명이 종교시설 1만6403곳을 점검한 결과, 현장예배를 드린 곳이 1만3355곳(82%)이었다. 비대면 예배를 드린 곳은 351곳(2%), 미실시된 곳은 2693곳(16%)이었다.
조사를 진행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일요일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7대 종단 종교시설을 점검해 왔다. 종교시설은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의미하는 것이며 예배도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배 미실시 2693곳이 전부 교회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교회언론회 측은 “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종교시설 중 대다수는 교회인 데다 기독교 인구나 교회 수를 감안하면 점검 대상 대부분은 교회”라며 “전수조사하면 오히려 예배를 드리지 않는 교회는 16%보다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의지하지 말고 각 교단과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잠자고 있는 교회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 교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개척교회를 목회하다 최근 문을 닫았다는 A목사는 “잠자고 있다면 깨어날 수 있다. 우리는 문을 닫았으니 깨어날 수도 없다”면서 “매년 2000개 교회가 생기고 2000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코로나 상황에선 문 닫은 교회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위기 상황에 목회자들이 버틸 힘을 키우기 위해 한국교회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진행한 미자립교회 연수 프로그램인 '넥스트목회자콘퍼런스'는 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되기도 했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재정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위기 상황에도 버틸 수 있도록 목회자들의 영적, 재정적 체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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