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4일부터 28일 자정까지 5일간 기독청년을 대상으로 '점 경험 유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독청년 두 명 중 한 명이 타로나 사주 등 점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0~30대 기독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59명의 응답자 중 131명(50.5%)이 점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독 청년 절반 이상이 점을 본 셈이다.

'점을 보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순한 재미로 봤다'는 대답이 63.3%로 가장 많았다. '자주 접하다보니 궁금해서'라는 답변 13%를 더하면 응답자 76.3%가 미신이나 점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날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 때문일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실제로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응답은 11.5%에 불과했다.

설문 결과, 기독청년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손쉽게 점을 접했다. 점을 본 경험이 있는 기독청년 중 53.4%가 '온라인으로 점괘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점집을 찾아다니며 복채를 내던 예전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접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처음 미신이나 점을 접한 경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다.

점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38.1%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로 접했다고 응답했다. 길거리에서 보이는 점집을 통해 관심이 생겼다는 응답도 25.1%나 됐다.

서울 홍대거리에서 기독교 문화 사역을 하는 '수상한 거리' 대표 백종범 목사는 최근 역술인이나 무당들의 브랜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백 목사는 "과거에 점집들을 보면 낯설고 무서운 곳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점집들은 커피숍 같은 디자인에, 점을 친다기 보다 상담을 받는 것처럼 브랜딩이 돼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몰이 중인 운세 콘텐츠.(사진출처=인스타그램 '재미로보는 사주' 캡쳐)


그는 이어 "예전에는 청소년이나 청년이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제한이 됐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점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진 모습은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점을 봐도 상관없다는 기독청년이 많아졌다.

'기독교인은 점을 보면 안 되나'는 물음에 점을 봤던 기독청년의 절반가량만 안 된다고 답했다. '점을 봐도 상관없다'고 답한 청년들 중 일부는 "재미로 점을 보는 것은 괜찮다. 믿지만 않으면 된다", "안 해보는 게 좋지만 혹시나 호기심으로 보더라도 거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 등 본인이 영향을 받지만 않는다면 괜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점의 결과가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게 문제다.

점사(점괘에 나타난 말)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기독청년의 60%가 '점의 결과가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점의 결과가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고 응답한 청년은 35.8%에 불과했다. 단순한 흥미나 관심으로 점을 봤다고 밝혔지만 응답자의 상당수가 점에 영향을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선 다음세대 문제가 가시화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앙을 가진 청년들이 갈수록 적어지면서 미신이나 점에 대한 경계가 사라져가는 것이다.

청년사역연구소 이상갑 목사는 "본인을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청년이 전체의 17% 정도인데, 이 중 성경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청년들은 불과 6~7% 정도"라며 "과거 유럽 사회를 보면 세속화된 기독교인은 교회를 떠났는데, 코로나19가 끝나면 얼마나 많은 청년이 교회에서 이탈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신이나 점이 하나의 문화처럼 인식되는 상황을 타계할 방안으로 설문에 참여한 청년들 중 대다수는 '점을 보면 안되는 이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올바른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 '점에 대한 설교나 교육이 필요', '이런 의식의 개선이나 누군가가 왜 안되는지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면' 등 교회 내 올바른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가운데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을 교육하고 알리는 사역자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수상한거리 백종범 목사는 "미디어 영역에서 활약할 아티스트들이나 기획자들을 발굴하고 키워 기독교 문화를 확장해야 된다"며 "일반 목회자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사역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 길거리. 예쁜 글씨체로 써진 간판 '사주 타로'가 눈에 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