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왼쪽)가 5월23일 서울 마포구 이 단체 사무실에서 리바이광 변호사의 명패와 초상화 제막 행사를 갖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5월 23일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 사무실에선 특별한 행사가 치러졌다. 지난 2월 25일 중국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일하다 의문사한 리바이광(李柏光) 변호사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그의 명패와 초상화 제막식이 진행됐다.
중국 군(軍)병원은 그가 간 기능 악화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50세였던 그는 간 질환 병력이 없었고 술·담배도 하지 않는 건강한 상태였다. 전 세계적으로 그의 부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거부했고 서둘러 그의 시체를 화장했다. 베이징대를 나온 그는 2001년부터 인권 관련 피해자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2005년 세례를 받고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변호했다. 이로 인해 자신도 계속 억압을 받았다. 여러 차례 투옥된 그는 감시와 신체의 자유 제한에도 활발한 인권 변호활동을 펼쳤다. 자유아시아라디오(RFA)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대회 직후 10여명의 괴한에게 구타와 위협을 당했다.
리 변호사는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를 도운 고 한충렬 목사 가족을 변호하고 있었다. 한 목사는 2016년 4월 30일 중국 장바이(長白)에서 피살된 인물이다. 북한 보위부원들이 살해했다는 설이 여러 차례 보도됐다. 해외 중국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 대표 밥 푸 목사는 추모연설에서 “리 변호사는 소중하고 믿음직한 형제이자 자유로운 중국을 꿈꾸며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동역했던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는 “그는 몸속에 작은 성경책을 지니고 다녔다. 하나님 말씀에 따라 낮은 자를 위해 몸 바친 순교자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독법률가 모임인 ㈔애드보켓코리아는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인권활동가에 대한 탄압 및 종교·신앙의 자유를 박탈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천부인권이자 누구로부터도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종교·신앙의 자유를 중국 국민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리 변호사는 경작하는 땅을 빼앗긴 농민, 박해받는 기독교 신자 등 취약계층을 변호한 공로로 미국 '민주기금회상'을 받았다. 리허핑 장톈융 등 인권변호사 6명과 함께 대화원조협회가 수여하는 중국 '종교자유 법치 용기상'도 수상했다. 또 '민주를 논한다' '신앙의 역량'을 비롯해 다수의 인권서와 종교서적을 중국어로 번역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세 차례나 백악관에 초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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