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유가족들이 2015년 3월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의 두 교회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피해자들의 관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아버지는 살해당했다. 딸은 결혼을 강요당했다. 가족들은 무차별 폭행당했다. 아들은 눈을 맞아 실명했다. 파키스탄에서 선량한 사람들을 겨냥한 폭력이 잇따르고 있다. 가해자는 무슬림이고 피해자는 크리스천이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ICC)는 28일 파키스탄 곳곳에서 무슬림들의 크리스천을 겨냥한 폭력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알렸다.


지난 2일 파키스탄 펀자브주의 라호르에서는 세 자녀의 아버지인 비키 마시가 무슬림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ICC에 따르면 마시는 결혼 기념 파티를 준비하려고 무슬림 친구 무하마드 일야스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변을 당했다.


일야스는 마시에게 경멸의 욕설을 퍼부은 뒤 '교육 좀 해야겠군'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벌어진 뒤 마시는 복부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6일 뒤에는 또 다른 크리스천 가족이 봉변을 당했다. 아버지 앨빈 존은 열아홉 살 딸을 무슬림 남성과 결혼시키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가 온 가족이 폭행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10개월 전 이사를 왔다는 존은 부활절 이후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무슬림 이웃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존은 “무슬림 이웃들이 열아홉 살 딸 아리샤를 타겟으로 삼았다”면서 “무슬림들은 길거리와 시장에서 제 딸을 쫓아다녔고 개종하면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하는 등 기독교 신앙을 욕보였다”고 말했다. 존이 지역에 사는 무슬림 지도자에게 불평하자 엉뚱하게도 공격이 이어졌다.
여러 명의 무슬림들이 지난 18일 밤 11시쯤 존의 가족을 공격했다. 아들 비크람은 무슬림들에게 맞아 왼쪽 눈을 다쳐 다시는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무슬림들은 집안 살림을 다 때려 부쉈다. 존 가족은 지금 집을 떠나 친척집에 피신한 상태다.


파키스탄에서 크리스천이 무슬림에게 공격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지난 2일 펀자브주 카수르의 한 마을에서는 50여명의 무슬림들이 새로 지은 교회를 지키려는 크리스천 수십 명을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폭행사태로 열여덟 살 청년이 입술에 여덟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고 10살 사내아이는 왼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파키스탄은 기독교 박해국으로 악명 높다.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18 기독교 박해 순위'를 보면 파키스탄은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수단에 이어 상위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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