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님, 반갑습니다. “Heart Care Grove”라는 단체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Heart Care Grove는 예방의학 차원에서 내 기질을 찾아 내 몸에 맞는 맞춤형 관리를 해주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먼저 선교사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성결교 신학대학, 신대원, 총신을 나와 1984년도에 목사 안수를 받고 1986년에 도미해 미국의 퀸스장로교회(장혁준 목사)에서 6년간 부목사로 사역했습니다. 1993년 뉴저지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2011년까지 목회하다 의학을 배우기 위해 목회를 내려놓고 Medical Society Degree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소속은 GMS 선교사이나 교파와 상관없이 초교파적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언제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셨어요. 지병으로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며 삶의 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위에 많은 분들이 신학을 권하셨고 그 당시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신 위광필 목사님의 조언으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목회를 그만두고 특수 사역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아버님이 어릴 때부터 아프셔서 의학 계통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의학에 남달리 관심이 많아 지금은 사역의 도구 역할을 하게 되었죠. 기존의 목회보다는 하나님을 다른 방법으로 섬기고 싶은 마음에 정식으로 공부하고, 학위를 받아 인턴십 과정을 거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목회와 지금 사역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영역이 너무 달라 한, 두가지로 말하기가 쉽지 않네요. 목회는 주로 교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교육과 교재, 설교 등의 사역이 중점이 되어 이루어지나 의료 선교는 선교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기에 거두는 열매가 목회와는 조금 다릅니다. 직접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와 그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의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죠.


첫 사역지는 어디었나요?
제 기억으로는 방콕에서 열린 선교대회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10일간 머무르며 선교사님들의 건강을 검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베트남, 인도, 중국, 태국, 니카라과, 아이티 지역에서 약 2년 반 동안 700 여 명 선교사의 건강을 돌보았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제 전공은 심장 초음파 테크니션(Echocardiography)으로 40, 50대 초반에 본인의 몸 상태를 진단, 음식조절과 운동으로 미래에 발병할 수 있는 큰 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입니다. 기본검사 패키지로는 심장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경동맥 검사, 복부 동맥류 검사, 동맥강화 검사, 부정맥 및 피순환 검사, 하지 심부정맥혈전증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검사는 심장마비, 뇌졸증, 페질환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찾아 각 사람에게 맞도록 큰 병을 미리 예방하는 가이드라인 역할 뿐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적합한 운동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선교사들의 평균 연령이 60세입니다. 선교사들의 고령화로 혈압, 고지혈증, 심장의 문제가 심각하기에 이 검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몸에 가장 중요한 엔진과 파이프 검사로 향후 10년 뒤에 발생할 질병을 심장과 혈관 검사를 통해 미리 알아내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일은 병을 고쳐주는 일이 아니라 각 개개인의 몸 상태에 맞도록 생활 습관의 가이드라인을 주는 예방 의학입니다. 최종 결정은 의사의 몫이지만 그의 결정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사역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난번 한 선교사님이 저희를 초청해 숙식 제공 및 진료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셨어요. 그곳에서 많은 선교사님의 건강검진을 했는데 한 분이 얼굴 한 쪽이 저리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검사해보니 혈관이 많이 막혀 있길래 급하게 의사와 연결하여 큰 일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검사가 가능한가요?
아뇨. 미국에서는 이 모든 검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보험 회사는 환자가 원한다고 모든 검사를 해 주지 않습니다.
오직 병이 발생한 부위만 비용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닥터는 추천서를 써주지 않습니다. 추천서를 마음대로 써줬다가 보험회사에 밉보이면 그 보험에 가입된 환자들을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어서 의사들은 보험 회사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앞으로도 이 사역을 계속하실 계획이신지요?
요즘은 선교사들도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서 우리가 하는 사역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많은 선교사님이 현지의 의술을 믿지 않아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검사 일정이 꽉 차 있습니다. 지난번 태국 방문 때는 진료를 원하는 분이 너무 많아 비행기를 놓칠 뻔하기도 했죠.

현재 추진하고 계신 아이티 사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최근 아이티 선교를 연합으로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연합아이티선교회를 조직했어요. 아이티 연합선교팀은 클리닉, 학교, 고아 사역, 청소년 세미나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동검진센터 차량을 통해 지역을 방문하여 건강검진을 하고 있습니다. 검진차량을 이용해 아이티 전국을 돌며 건강 검진을 할 예정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선교하시는데 후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저희는 자비량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산정현교회에서 후원금을 보내 주시나 대부분은 사비로 충당합니다. 덕분에 웬만한 여행사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더 잘 찾습니다. 저희는 숙식만 해결되면 선교사의 건강을 위한 어디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정말 귀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앞으로 더 많은 선교사님의 건강을 위해 힘써 주시기를 바라며 앞으로 계획하시는 사역을 위해 기도로 동참하겠습니다.


▲ 2018년 IMTC 아시아선교대회에서 선교사들을 진료하고 있는 이순증 목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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