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밀알의 밤 초청 강사로 애틀랜타를 방문한 김창옥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나누었다.

직접 만나 뵙고 인터뷰를 나누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유튜브를 통해 강사님 강의 많이 들었어요. 2018년 밀알의 밤 강사로 초청되어 오셨는데 평소 장애인 사역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아버지가 청각 장애 3급이에요. 청각 장애가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장애가 갖는 비극이 어떤 것인지, 몸이 불편한 장애로 인해 일어나는 관계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어요. 대한민국은 장애 3급부터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해주고 있어요.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장애가 있으셨으나 보조금을 받기 시작한 지는 몇 년 되지 않아요. 어머니는 그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아버지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으셨던 거예요. 저 역시 아버지의 장애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많았기에 장애인 사역 기관인 밀알에 관심이 갔습니다.

밀알의 밤을 통해 이민 사회에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원하시나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랜 기간 우울증으로 힘들어했습니다. 계획하는 일들이 모두 다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이 잘 풀리다가도 난관에 부딪히고 꼬이고…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라는 음성을 들었어요. 그 음성을 들은 후 나의 정신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어요. 그때 내가 들은 그 소리를 교민 여러분께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성공하지 않아도, 유명하지 않아도, 사업이 망하고, 가정이 깨지고, 건강을 잃어도 “여기까지 잘 왔다”는 메세지를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또 하나는 “포기만 하지 말자”입니다. 고기를 구으려면 자꾸 뒤집어야 합니다. 이처럼 인생도 자주 뒤집힙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잘 살려고 노력해도 자꾸 뒤집히죠. 저는 그것이 뒤집힌 것이 아니라 굽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 포기만 하지 마시라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신앙이 있다면 신앙에 의존하세요. 너무 힘들면 쉬었다가 가시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위로를 받으세요. 단지 포기만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의의 소재는 주로 어디서 찾으시나요?
강연을 시작하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자고 저와 한 약속이 있어요. 그 약속은 “내 몸을 통과하지 못한 말은 하지 말자”입니다. 많은 일을 경험할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내가 겪은 외로움, 슬픔, 아픔, 고통은 같은 상처를 가진 청중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 강의 소재를 책에서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책을 지식의 유익으로만 읽으면 내가 읽은 책이 나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많은 책을 읽지는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헨리 나우웬', 'C.S.루이스나 몇몇 저자의 책은 모두 다 읽습니다.

소통하는 강의에 기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평상시 나의 모습이 묻어나는 강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진심이 묻어나지 않는 무대용 강연은 금방 사람들이 알아차립니다. 예전에는 벌레 먹은 배춧잎은 상품 가치가 없었는데 이제는 유기농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의도 마찬가지예요. 말이 어눌하고 목소리가 좋지 않아도 소통을 잘하는 분들이 있고, 반면에 말을 잘해도 남들과의 소통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통의 능력과 말을 잘하는 언어의 능력은 다릅니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강연은 본인이 평상시에 쓰는 말투와 사고의 루틴으로 강의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진정성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강사님의 강연은 항상 웃음과 감동을 주지만 그 속에 기독교 신앙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강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믿는 종교가 기독교이기에 기독교 정신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 기독교에서 큰 은혜를 받았고 평생 그 빚을 갚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내 종교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참 기독교 사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정신의 본질은 타 종교를 가진 분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기독교인이 왜 타 종교의 책을 읽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알고 있는 십자가 정신은 “십자가를 알고 있는 자가 십자가를 모르는 자를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을 수 있어야 한다”입니다. 십자가를 모르는 사람에게 십자가를 모른다고 십자가로 휘두른다면 그것은 종교를 가진 자가 보여주는 가장 최악의 경우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다원주의라는 평판도 듣고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 교회를 다니는 성도로서 한국 개신교가 하나님과의 교집합이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대형 교회의 말도 안 되는 사태와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죠. 몇몇 교회, 목회자의 부도덕한 행위가 믿지 않는 분들을 기독교와 멀어지게 합니다.
간디도 “난 예수님은 좋으나 예수 믿는 사람은 싫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만 맞고 다른 종교는 잘못되었다고 얘기한다면 타 종교인에게 예수를 전할 수 있을까요? 단연코 없습니다. 인간의 최종 말은 언어가 아닌 행동이고 영혼의 언어도 행동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존중을 받으려면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고, 내가 상대방을 존중할 때 그 사람도 내가 믿는 신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내가 그들의 신념을 반격한다면 그들도 내가 믿는 신념을 멀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교 지도자는 아니기에 제 방송에서 특정 종교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 방법론입니다.

강사님의 10년 후 모습을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 20년 이상 강의를 하면서 많게는 한 달에 46번씩 강의를 한 적도 있을 만큼 바쁘고 분주한 삶을 살았어요. 이제는 한 달에 한주는 제 고향인 제주에서 생활하려고 해요. 약 한 달전부터 이 생활을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사람이 살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에서 캠핑 트레일러를 가져다 놓고 생활하려고 합니다. 바람의 언덕은 콩과 청보리가 자라는 문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에요. 그 청보리밭에 트레일러를 설치해놓고 자연과 더불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시겠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제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오픈할 계획이에요. 저와 마음이 맞는 작가, 감독들을 팀원으로 제 개인 방송국을 만들려고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포프리쇼', '김창옥의 인생 이모작' 등의 프로그램을 기존과는 조금 다른 다큐멘터리 또는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의미와 재미가 합쳐진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에요. 정규방송에서는 의미와 재미를 접목한 방송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기에 이번에 만들어지는 제 개인 방송국에서 이 두 가지를 접목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입니다.

하나님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어린시절에는 통성기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인데 내 말만하고 하나님이 나에게 하시려는 말씀은 듣지 않는 나의 기도 방식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건 기도가 아닌 주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깨달음 후 내가 선택한 방법은 고요한 침묵이었어요. 흙탕물도 흙이 가라않으면 맑은 물이 생기듯이 고요함 속에 제 마음이 더욱 선명히 보였어요.
대화란 자연스러운 감정의 교류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내가 하는 기도의 방식은 내 내면의 소리가 아닌 무언가를 얻어 내려는 환경의 소리에 반응하여 응답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예전에는 큰 집회를 앞두고 기도를 드렸는데 이제는 집회를 마치고 사람들이 다 떠난 후 혼자 조용히 기도합니다.

강사님의 하나님을 소개해 주세요.
나의 상황과 환경이 아닌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시고 받아주시는 분입니다. 예전에는 하나님께 “제가 너무 바쁘니 제 삶을 정리하고 나서 하나님께 가겠어요”라고 했는데 그때 하나님은 저에게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에게 오라”고 말씀하셨어요. 나의 하나님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누구보다 사랑해주시는 분입니다.

강사님이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많은 일이 기대가 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 강연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의 깊은 내면에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강사가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아틀란타 밀알선교단(단장 최재휴 목사)이 주최하는 '밀알의 밤'행사가 “소통”이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17일(수) 아틀란타 한인교회(김세환 목사)에서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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