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6일 개최된 포럼에서 이승구 교수(왼쪽에서 세번째)는 “성경에서 금지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도 있으나 '혈연의 끈으로 어떤 유리한 것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세습반대를 분명히 했다.

명성교회의 세습철회문제가 복잡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지난 11월16일 오후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이 서울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목회세습과 바른 승계'라는 주제로 제31회 영성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가 설교하는 예배 후에 김영한 박사의 인도로 이일호 소장(이스라엘연구소)이 성경신학적 입장을, 이승구 교수 (합동신대)가 조직신학적 입장을,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장)가 기독교윤리적 입장을 각각 발제한 후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영한 원장은 '목회승계에 있어서 한국교회는 세상의 윤리보다 높은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는 제목의 개회사를 통해 “목회대물림은 세속적인 권력과 정권의 대물림과는 달라야 하며, 섬김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소형교회 등 권력행사가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목회승계는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다. 그런데 대형교회 세습은 권력과 재정권이 게재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첫째, 세습을 방지하는 교회법은 준수되어야 한다. 둘째, 교회와 사회를 향한 덕을 세우기 위해 대형교회 목회자 자신의 윤리적 결단이 중요하다 셋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섬김을 특징으로 하는 목회자 직분을 행하도록 교회법을 강화시키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성경은 한국교회의 세습을 어떻게 말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첫 발제한 이일호박사는 “교회 안에서 과거에도, 지금도 세습은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직분 등용의 방편 중 하나이므로 담임목사 세습 자체를 악으로 여기는 인식은 바른 접근이 아니다. 다만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문제는 선한 목자 비유에서 그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의 담임목사 세습이 선한 목자되신 주님을 닮기 위해 힘쓰면서 문을 통하여 들어가는가? 자신의 공로와 권리, 인간적인 판단과 계산에서 나오는 허울좋은 이유들 가운데 성경이 말하는 선한 목자인지 반드시 자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서 '세습문제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이승구 교수는 “목회자 담임목사직 세습에 대해 성경에서는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구약의 세습을 예로 들어 신약직분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의 세습은 가난한 시골교회의 경우라면 성경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원칙을 어긋난 것이 아니기에 칭찬받아야 할 일이겠으나 한국사회 속에서 대형교회의 세습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최근 교통공사 직원이 그 자녀를 입사시킨 일을 갖고도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을 정도이기에 한국의 대형교회 세습이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일이 아니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되어진 것이다. 성경에서 금지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도 있으나 '혈연의 끈으로 어떤 유리한 것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이미 된 것”이라고 대형교회 세습반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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