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당연히 선교 현지인이라고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선교집회를 개최하고,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 헌금을 하는 등 다양한 선교의 참여를 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민족”을 위한 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선교의 포커스는 현지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선교운동을 보면 우리 끼리 모이고, 컨퍼런스를 개최 하고, 선교사 파송을 하는 모든 과정들 속에 모두 한국인들의 잔치만으로 끝나거나 말로 하는 선교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선교 현지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선교는 아직도 현지인들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가 부족하다. 현지 복음화를 위한 선교 전략적 모임이 얼마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국제 선교단체들이 본부를 싱가폴에 두고 있다. 각 나라마다 선교사 모집과 파송을 위해서는 자국에 선교부를 두고 있지만 사역 개발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국제본부는 소위 ‘선교지’라고 불리는 국가에 두거나 아니면 전략적 기지에 두어 각국의 선교사역을 가까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선교단체의 역할은 선교사 모집, 후원, 훈련, 파송 등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선교사들이 배출되어 선교지로 파송 되므로 교회가 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일을 해왔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송된 선교사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사역을 만들어내도록 선교사들을 돕고 관리하는 일과 전략적 접근을 통해서 선교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을 하는 곳이 국제 본부의 역할이다. 선교가 현지인들을 위한 사역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국제본부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필자는 1999년에 PWM과 KGM 선교단체가 연합한 후 국제본부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국제 대표로서 수년간을 싱가폴에 거주하면서 이 일을 감당해 왔다. KIM 선교회나 PWM 선교회에 소속해 있을 때, 국제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싱가폴에 10년을 주제해 오면서 국제 본부의 역할을 해왔지만 싱가폴까지 와서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인원이 부족했고, 국제본부의 기능에 대한 선교사들의 이해가 부족해 국제 본부로서의 역할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후 국제대표가 바뀌면서 국제본부를 한국에서 두고 여러 명의 선임 선교사들이 대표를 해 왔지만 늘 한국 본부와의 업무 분담에 대한 혼돈과 대표성에 대한 혼란만 가중되어 갈등만 빋어왔다. 그후 말레이시아에 국제 본부를 두어 운영해 왔지만 역시 선교사들의 불만은 계속되어 결국은 다시 한국으로 이전했다가 그만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된 것은 국제본부의 중요성과 역할을 찾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무엇인 문제인가? 선교사들의 생각이 ‘우리끼리만의 선교’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 내가 강조했던 것은 선교현장이 중심이 되는 선교단체가 되어 선교사들을 현장에서 관리하고, 협력하고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며, 현지인들과의 동역사역을 만들어 내는데 국제본부가 전략적 접근은 물론,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교세력과 협력선교를 만들어 내는 것은 현대 선교에 필수적인 사안이기에 국제본부가 선교지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 서구 선교단체들의 오래전 생각이었다. 일찍이 한국 선교의 맥을 잡으면서 선교를 가르쳐 온 조동진 목사는 늘 선교사를 파송할 때 현지 선교단체와 파송 계약에 의해서 선교사를 파송 해 왔고, 현지 선교단체의 협력사역을 강조해 왔는데 그 협력 선교의 결과는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협력사역이 아쉽기만 하다. 왜냐하면 현대 선교가 선교 현장에서 선교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잠재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고, 그들이 자국에서 더 활발하게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지 지도력과의 협력은 사역의 질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초창기 선교처럼 우리끼리만의 선교를 생각한다면 현지인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 있거나, 아니면 우리 선교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고, 지도자들과의 동역 사역에는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 선교는 체계면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것은 전략이 있는 선교, 현지인 지도력 개발, 현지의 선교 동력과의 협력하는 선교이다. 이러한 일을 해 내기 위한 선교 전진기지는 바로 국제 본부, 또는 현장에 세워지는 선교단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부에서 사역을 하는 많은 선교사들은 선교 훈련 차원에서, 현지 지향적 선교단체를 위해서 중요한 몫을 해낼 수 있는 자원이지만 현장 선교를 하면서 본부의 사역도 참여할 수 있다면 선교 본부와 현장이 구분되지 않는 선교단체, 현장이 중심이 되는 선교단체가 될 것이며, 교통과 통신이 발달된 이 시대에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교는 현장이 살게 하는 사역이다.

 

이은무 선교사
애틀란타 컴벌랜드 신학교 교수 
인니·싱가폴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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